김태완(지리산생명연대 정책위원장)님이 보내주신 칼럼입니다.

지리산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들이 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 국내에 있는 20개 국립공원 가운데 육지에서는 가장 크고, 생명의 산, 어머니의 산, 반달가슴곰,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인 주목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지리산에 도로를 개설하여 산을 절반으로 싹둑 잘라놓는가 하면, 산 정상에 댐을 지어 건조한 지대에 살던 동식물들을 수장시키고, 장마 때는 안전각을 확보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진행된 임도와 도로개설로 인해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되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지리산권역 7개 시군이 함께하는 통합문화권 개발계획은 지리산에 난개발이라는 또 하나의 수식어를 붙일 가능성이 커졌다.

생명의 산, 어머니의 산 지리산은 지리산답게 보전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지리산 국립공원을 올바로 보전하기 위하여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국립공원 관리에 대한 재원은 전액 정부에서 지원되어야 한다. 직원들이 재원확보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본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국가의 대표적 자원을 가지고 있는 국립공원의 관리는 수용능력을 초과하는 이용자의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꾸준히 수행해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정부는 이용객들의 편의를 우선하는 관리정책에서 탈피해 국립공원이란 국민 각자가 관행적인 욕구를 절제하면서 이용하는 곳이라는 대국민 홍보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앞으로의 국립공원의 자연보존 계획은 시설금지와 자연휴식년제 등의 소극적 보존관리로부터 자원보존위주의 용도지구 계획, 자원보호를 위한 시설 계획, 자원보호를 위한 이용자 관리계획, 훼손지역 등의 복원계획 등을 다루는 적극적 자원보존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리산국립공원의 자원에 대한 총체적인 데이터 뱅크가 필요하며 그것을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과거를 보존하고 현재를 관리하며 미래를 위하여 투자한다" 이 말은 최초로 국립공원제도를 만들었던 미국 국립공원관리국의 복무지침이다. 우리는 미래세대를 위해서 얼마나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되물어봐야 한다.

서부경남신문  webmaster@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