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결정 선고 3월 예정
촛불과 태극기집회 계속 열려
탄핵선고 후 국가안정 찾아야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정국

나라가 절단 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의결한 후 이 나라는 조용한 날이 없다. 종편방송들은 최순실 관련 각가지 사항을 단독보도라며 해설을 곁들려 방송하고 있다. 이 나라 국민들을 단단히 정치적으로 교육·훈련시키고 있는 셈이다.

덕분에 국민들은 웬만한 청치평론가 수준의 정치적 식견을 갖게 되었다. 식사모임 등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탄핵이 화제로 등장하면 논쟁을 하게 된다. 신문이나 방송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논리를 갖춘 발언자의 청산유수가 부럽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눅 들게 된다.

토요일마다 탄핵찬성 촛불집회와 탄핵반대 태극기집회가 열리고 있다. 촛불과 태극기가 거리를 뒤덮고 찬반을 외치는 함성이 방송을 타고 삼천리강토에 널리 퍼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를 앞두고 탄핵찬성과 탄핵반대로 나누어져 대규모 시위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야당 대권후보예정자들은 촛불시위가 더욱 불타올라야 한다면서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라고 외치고 있다. 반면에 태극기 시위에 참가하는 여당지도급 인사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불법이므로 탄핵을 기각해야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처럼 국론이 양분된 미증유의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과연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초연한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잠 못 이루는 애국국민이 많다.

나라가 장기간의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양단간에 현명한 결정이 나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최종변론기일이 27일로 탄핵 결정 선고가 3월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통령 측과 국회 측의 날 선 공방은 그 결과에 따른 후유증을 예견케 한다.

성경에 보면 솔로몬 왕은 하나님께 기도하여 백성을 다스리는 지혜와 총명함의 은사를 받았다. 어느 날 두 여인이 한 젖먹이 사내아이를 두고 서로 자기아이라는 것을 판결해 달라고 솔로몬 왕 앞에 섰다. 왕은 칼을 가지고 오라고 한 다음 “두 사람이 서로 내 아이라고 하니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라”고 하였다. 한 여인은 참으로 공평한 판단이라는 듯 ‘내 것도 안 되고 남의 것도 안 되게 어서 두 쪽으로 내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때 다른 여인이 얼굴이 파리해 지면서 “왕이시여 그 아이를 제발 죽이지 마시고 산채로 저 여인의 것이 되게 하소서” 하였다. 왕은 하늘이 준 지혜를 동원하여 뜻밖의 판결을 내어 놓았다. 재판관 솔로몬 왕은 두말 않고 살아 있는 아기를 양보한 여인이 바로 진짜 어머니라고 판결하여 그 여인에게 아기를 주라고 했다. 그러자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판결의 현명함을 보고 하나님의 지혜가 왕에게 있음을 깨닫고 두려워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이 나라 사정이 솔로몬 왕 앞에 선 두 여인과 흡사하다. 탄핵을 둘러쌓고 찬반이 칼날처럼 팽팽히 서로 맞서고 있다. 이 나라 최고의 지혜로운 판관인 헌법재판관들은 골치가 지끈지끈 아프더라도 이 나라 이 국민을 위한 것임을 명심하고 판결하리라 믿는다. 대통령 측 변호사의 열 띈 변론은 헌재결정에 대한 수용의 우려를 염려하게 한다.

국민들, 특히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사람들도 헌재의 결정은 그들의 외침을 십분 참작하였음을 인정하고 수용해야한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어수선한 상황이 정리되고 따뜻한 봄 정국을 맞을 수 있었으면 한다. 우수가 지냈고 며칠 후면 경칩이다. 우리의 우울하고 칙칙한 마음의 겨울 생활도 이제 끝나려는가. 정녕 봄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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