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봉산 산삼휴양밸리 운영 대비
이사장은 전국공모 통해 뽑겠다
공청회서는 ‘시기상조론’ 쏟아져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오해소지

14일 함양군 시설관리공단 설립 주민공청회에서 참가한 군민들이 경과보고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 함양군>

함양군 시설관리공단 설립 관련 공청회에서 “당위성과 설득력 부족” 등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나오며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대봉산 산삼휴양밸리의 본격적인 운영에 대비하고 기존 공공시설물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군은 지난 14일 오후 4시 군청 대회의실에서 함양군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관한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임창호 군수 등 군청 공무원과 지역사회단체 관계자, 주민 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찬반 공방이 벌어져 공단 설립에 곱지 않은 여론을 드러냈다.

공청회는 경과보고, 타당성검토 용역결과보고 등에 1시간가량 시간을 할애해 정작 중요한 주민의견을 들을 시간은 충분치 못했다. 특히 지방공기업평가원 장석준 박사는 작은 목소리로 40여분간 용역 결과보고를 장황하게 이어가 불만을 샀다. 한 참가자는 “주민공청회를 퇴근시간 다 돼서 하는 건 의도적이 아닌가. 게다가 군 측의 설명과 답변에 시간을 다 써 실제 주민의견 듣는 건 20여분뿐이었다”고 꼬집었다.

먼저 질의에 나선 서필상 함양지역노동자연대 집행위원장은 “시설관리공단 운영 중인 곳이 (경남) 군단위에는 없다”며 “수익성도 비용절감 효과도 미미한 휴양밸리가 공단으로 들어간다는 게 의아스럽다. 공단 생기면 공무원들 낙하산, 선거 후 보은성 인사로 다 채운다. 공단이 필요하긴 하지만 휴양밸리 때문이라면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경태 기획조정실장은 “이사장은 전국공모를 통해 전문가를 뽑고, 정관에도 낙하산 방지규정을 넣겠다. 또 현재 하수종말처리장 위탁해서 (근무)하는 인원이 25명인데 공단 설립 시 우선채용하겠다”며 인사와 고용승계 등에 관한 우려를 일축했다.

안병명 경남일보 기자는 공청회에 주민 참여 비율이 낮음을 지적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에 (공단)설립을 서둘러 오해 소지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그는 “현재 (함양군) 재정자립도가 10% 미만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공단 설립 추진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여론조사도 했다는데 시기나 대상 등 의구심이 많다. 시기가 적절한가”라며 재정적 부담과 주민의견 수렴의 자의성 등 문제점을 꼬집었다.

임 군수는 이에 대해 선거관련 의혹을 일축하고 “(휴양밸리 담당하는) 지역발전과가 내년 6월까지 한시적(부서)이다. 다른 과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군 공무원 601명으로는 (인력 운용이) 무리”라고 답변했다.

이날 공청회에선 부실한 자료 준비도 도마에 올랐다. 배포된 자료엔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 ‘설립이 타당하다’는 평가원 측의 분석결과뿐이었다. 한 참가자는 “타당성 검토야 (용역기관이) 돈을 받으니 안 된다고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공단을 운영 중인 타 시군의 공공시설물 개수와 인력, 예산, 수익 등 풍부한 비교 자료를 제시해 공단설립 필요성에 대한 주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이 같은 준비가 전혀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공청회는 군이 자의적인 타당성 검토 결과와 대표성 없는 설문조사 등을 근거로 믿고 따라오라는 입장만을 드러낸 모양새가 돼 주민공청회의 의미가 빛이 바랬다.

/경남도민신문=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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