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주민들의 눈·귀·입을 대신하는 사명을 다해야 한다. 행정의 나팔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기관단체에서 작성·제공하는 홍보자료를 그대로 전하는 언론은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오는 9월에 개최하는 함양의 산삼축제광고가 일부언론에 게재되고 있다. 56회 물레방아골 축제와 14회 함양산삼축제는 9월 8일부터 17일까지 상림공원 일원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함양의 간판축제인 유서 깊은 물레방아골 축제는 온데간데없고 산삼축제 홍보만 요란하다. 산삼축제가 함양의 대표축제인가? 그렇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함양의 읍면을 다녀보면 인삼밭이 즐비함에 놀라게 된다. 서상에서 서하를 거쳐 안의에 이르는 농월정 계곡은 말할 것도 없고 서하에서 백전으로 통하는 도로, 상죽림, 지곡과 휴천도 곳곳에 검은 햇볕 가림막을 설치한 인삼밭을 볼 수 있다.

산삼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데 외지인들이 함양의 인삼밭을 보고 무엇을 생각할까. 함양의 산삼축제는 인삼으로 준비하는가 하고 여길까 두렵다. 더구나 예전 산삼축제 때 파지인삼을 산양삼이라 속여 판매하여 사회적인 물의를 야기 시킨 적도 있지 않은가.

산삼축제가 중요하다면 농민들에게 2020년 산삼엑스포 개최시까지 만이라도 인삼재배자제협조를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행정당국에서는 그런 노력을 하기나 해보았을까. 군수가 주민간담회라도 했는지 묻고 싶다.

함양지역 언론은 함양지역에 인삼밭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군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언론에서 심각하게 부각시켰어야함에도 침묵하고 있다. 실상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정론직필을 주창하는 언론이 할 일이다. 이것은 그들이 외치는 말과 행동이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주는 증좌의 하나다.

정론직필은 선언적인 말보다 행동이 필요하다. 무관의 제왕이라 일컫는 언론은 무엇보다 공명정대해야 한다. 대나무처럼 곧은 필봉을 들어 사회의 빛과 소금역할을 해야 한다. 붓을 꺾고 침묵해서는 안 된다. 언론사명을 위해서 또는 사회정의를 위해서 아무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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