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산청·합천군 인구는
2040년대 2만명 이하 예측
거창군은 3만2000명 유지
읍지역 인구가 면지역 추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지난 4월 ‘지방소멸위기 대응을 위한 신지역발전방안’을 주제로 한 ‘제27회 지방자치실천포럼’을 개최했다. <사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30년 후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로 농촌이 소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의 중앙 집중에 따른 젊은층 인구유출과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지방의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인구가 위협받기 때문이다.

한국지방연구원은 지난 6월 20일 ‘2040년 저출산 고령화에 의한 소멸지역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이같이 예측했다. 인구가 급격히 줄어 2040년 인구소멸이 우려되는 위험지역은 전국 229개 지자체 가운데 시 4곳, 군 36곳, 구 17곳 등 57곳으로 4곳 가운데 1곳이 위험지역에 포함됐다.

소멸지역 분석보고서는 △2015∼2040년 전국 229개 지방자치단체의 전체 인구변화 △젊은 여성가임 인구변화 △고령 인구변화 등 3가지 인구지표 추세에 근거해 2040년 인구소멸 예상지역을 도출했다.

경남도는 38.9%로 부산시 56.3%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감소 소멸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충북도 36.4%, 경북도 34.8%, 강원도 33.3%, 충남도 33.3% 등의 순이다.

경남은 18개 시·군 가운데 산청군과 합천군을 포함해 밀양시, 하동군, 고성군, 의령군, 남해군 등 6곳이 인구감소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인구감소 신중검토 지역은 함양군과 거창군을 포함해 함안군, 창녕군 4곳으로 나타났다.

인구감소로 2040년에 함양군 1만9000명, 합천군 1만8000명, 산청군 1만6000명 등으로 서부경남 군 단위는 노령인구의 사망이 늘지만 출생률이 거의 없어 2만명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거창군은 3만2000명 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지자체의 존립자체가 약해져 농촌 인구소멸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2018년을 기점으로 전국 ‘읍’ 지역 인구가 ‘면’ 지역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같은 우려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인구감소 해결 선제적 대응 필요

유엔(UN)은 우리나라 농어촌 인구비중이 도시로의 지속적 인구유출과 저출산·고령화로 1970년 57.4%에서 2017년 17.3%, 2030년 15.5%, 2040년 13.9%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행자부는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을 대상으로 ‘인구급감지역 통합지원사업’ 공모를 실시했으며, 합천군을 포함해 총 70개 지자체가 신청했다. 최종 선정된 9개 지자체에는 특별교부세 88억원, 지방비 59억원을 포함한 총147억원이 투입된다. 합천군은 이 사업비로 귀촌·문화형사업인 ‘팜&아트빌리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인구소멸위험 지역인 전북 고창군은 인구 유입을 촉진하고 인구유출을 방지하는 인구댐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고수면 일대와 주변의 일반산업단지를 연계하여 일자리와 생활 정주공간이 어우러지는 ‘근로자를 위한 주거용 마을’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서부경남 지자체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행자부도 마을기업, 마을공방, 마을공동체정원 조성사업 등을 사업대상 지역에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라 지자체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소멸 경고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이미 현실화되고 있어 일본의 대응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일본의 경우 2040년대에 현재 1700개 정도인 시정촌의 절반 이상이 자지단체로서 기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발표했다. 일본 돗토리현 지사를 역임한 가타야마 전 장관은 “일본 정부도 지방소멸 현상을 우려하며 어려운 재정 사정에도 불구하고 ‘지방 창생’ 정책을 중요시책으로 내걸고 지자체를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자립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방분권이 강력하게 요구되며 동시에 지자체와 주민이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심보균 행정자치부 차관은 “인구급감에 따른 지방소멸에 대응해 민과 관이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지역주민의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삶의 질을 제고하여, 인구급감지역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영철 기자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