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국군이 저지른 거창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해 국가가 배상할 의무가 없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오자 거창사건유족회가 이에 불복, 상고를 결정했다.
19일 거창사건유족회는 유족회 사무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국가가 손해배상 시효 소멸을 앞세워 배상할 의무가 없다는 부산고등법원의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거창유족회는 "국가가 민간인을 대량으로 학살한 경우 다른 나라에서는 시효에 관계없이 인정을 해주고 있는데 국가가 배상 의무가 없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17대 국회가 개원하면 16대에서 폐기된 거창사건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단독 상정해 반드시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산고법 제5민사부는 판결문에서 "거창사건은 1951년 2월 발생해 같은 해 12월 학살 책임자에 대한 판결이 선고된 만큼 판결 선고 일로부터 3년, 사건 발생일로부터 5년인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지나 국가가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조성재 유족회장은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당연히 국가에서 배상을 해줘야 하며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 규정을 적용, 70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들도 배상해주고 있다며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거창사건 유족 등 324명은 지난 2001년 10월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 1심에서 "국가는 유족 등에게 4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