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웅 스님의 작업 모습.

10년간 화엄경 60만자를 금가루로 옮겨 적은 벽송사 원웅스님의 화엄경 금니사경이 선을 보인다. 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화엄경 금니사경'은 80권의 병풍형 책자 형태로, 길이로 늘어뜨리면 1300m에 달하는 대작으로 국내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19일 조계종 총무원과 벽송사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6일까지 6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 화엄경 금니사경, 반야삼경, 금강경의 금니상경, 금니탑다라니, 화엄경 금니부채, 선시와 독서 등 160여점에 달하는 스님의 방대한 작품이 전시된다.

원웅스님이 화엄경 금니사경을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10년이며 사용된 금의 양은 4㎏, 닳아서 버린 붓만 60자루에 달해, 불교신도는 물론 일반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리산권인 경남 함양의 벽송사 조실로 계시는 원웅스님은 1954년 부산 선암사에서 석암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이후, 조계종 종정 성철스님을 모시며 참선을 하다 61년 벽송사에 들어와 85년부터 화엄경 금니사경에 몰두하기 시작해 96년 국내 최초의 화엄경 금니사경 대작을 완성했다.

하루 3시간 이상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는 원웅스님은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쓸 때마다 그 의미를 새기면서 스스로를 돌아본다"며 "사경은 단순히 불경을 옮겨 적는 것이 아니라, 불교수행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엄경 금니사경 전시회는 지난 2000년 부산 국제신문사와 2001년 2월 예술의 전당에 이어 이번이 3번째이며, 앞서 열린 두 번의 전시회와 마찬가지로 작품을 판매하지 않는 순수 감상의 장으로만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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