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고 스님(실상사 주지)께서 보내주신 칼럼입니다.

지금도 타오르고 있을 난타가 피운 한 잔의 기름 등을 생각해봅니다.
우리들이 피운 과거의 등불 역시 오늘도 밝게 빛나고 미래에도 밝게 빛날 것입니다.
청정무구한 우리들의 마음 속에 타오르는 이 등불은 삼라만상을 밝게 비추니 칠흑 같은 어둠은 사라지고 환희의 세계가 열립니다.

사월이라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만고광명의 등불이신 부처님께서 애민중생 제도하고자 이 사바세계에 오셨습니다. 부처님이 사바세계에 오신 날을 맞이해 우리 모두 탐욕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을 던져버리고 내가 곧 부처임을 자각하는 하루가 되었음 합니다. 그리하여 참 불공을 실천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되었음 합니다.

저기 기어가는 벌레가 부처님입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벌레들을 잘 보살피는 것이 참 불공입니다. 넓은 우주, 한없는 이 천지의 모든 것 다 부처님입니다.

수없이 많은 이 부처님을 정성을 다해 섬기는 것이 참 불공입니다. 법당에 계시는 부처님께 공양구를 올리고 불공을 하는 것보다 곳곳에 계시는 부처님들을 잘 모시고 섬기는 것이 억천만배 비유할 수 없이 더 복이 많습니다.

이것이 불보살(佛菩薩)의 큰 서원이며 불교의 근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렇듯 거룩한 법을 가르쳐주신 석가세존께 깊이 감사하며 항상 참 불공으로 생활합시다.

천지는 한 뿌리이고 만물은 한 몸이니 일체가 부처님이요, 부처님이 일체이니 모두가 평등하며 존귀하십니다.

우리는 부처님 오신날을 계기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 우리들 각자의 마음 속의 부처님 성품을 밝히는 수행정진에 가일층 노력하고, 부처님께서 귀의하는 바 신심을 돈독히 하는 서언을 세워야 겠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이 주장하신 대로 촛불이 제 몸을 녹이며 주위에 어둠을 밝히듯이 대자비사상 실천에 주력해야겠습니다.

넓고 넓은 이 우주에 부처님 안 계신 곳 없으니 지극정성으로 절하며 이 모든 부처님의 탄신일을 축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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