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원회 "리조트는 명분… 사실상 골프장만 추진"
추진위원회 "친환경적 건설… 낙후된 지역발전 도움"

경남도와 함양군이 추진하고 있는 다곡리조트내 54홀 골프장 건설을 둘러싸고, 시민환경단체와 종교계가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다곡리조트 추진위원회는 조기개발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2일 함양·주암골프장 백지화 대책위원회는 "골프장 건설 철회"를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하고 함양군청을 항의 방문했다.

그러나 경남도와 함양군, 다곡리조트 추진위원회는 "빈약한 소득원과 인구감소 등 지자체의 존립기반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주민소득증대와 낙후지역 개발촉진 등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며 강행방침을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 다곡리조트 조감도.

대책위는 이날 "경남도와 함양군이 여의도 전체면적의 1.8배 크기인 160만평에 54홀 규모의 골프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골프장 예정지는 세계최대의 산삼단지에서 300만포기의 산삼이 자라고 있고, 200만평 부지에는 온갖 약초들이 자라는 허브고을"이라고 주장했다.

또 "골프장 아래 동네인 지곡면 개평마을은 정여창 고택 등 108가구의 마을 전체를 민속마을로 지정하기 위해 문화재 전문업체에 용역을 의뢰한 곳"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54홀 규모의 골프장이 건설되면 하루 3000t 가량의 지하수를 사용하게 돼 농업용수와 지하수를 고갈시켜 하천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골프장에 살포된 발암성 농약은 덕암저수지 등 수원지에도 영향을 미쳐 주민들의 건강 악화는 물론 사과·딸기·양파·밤·쌀 농사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혀 함양군 일대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대책위는 "경남도와 함양군은 리조트는 명분이고 사실상 골프장 건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다곡리조트 유치위원회를 만들어 군민들을 기만한 사실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며 "골프장 건설이 철회되는 그 날 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함양군과 추진위원회 강행입장=지난 11일 함양군과 다곡리조트 추진위원회(위원장 하두현)는 함양군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곡리조트는 적정인구의 유지와 새로운 소득원 창출을 위해 함양군정의 최우선 정책과제 일뿐만 아니라 군의 운명이 걸린 현안중의 현안"이라고 주장했다.

함양군은 "전체면적의 78%인 1억7000만평이 산지여서 별다른 소득원이 없고, 낙동강 상류에 위치해 오염을 유발하는 공단조성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419만평 규모의 복합휴양시설인 다곡리조트 개발사업은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날 "골프장을 반사회적 시설로 규정하고 백지화를 요구하는 것은 함양군이 안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골프장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시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며, 군민 화합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추진위는 "골프장 백지화 대책위원회와도 적극적인 대화를 하는 등 군민여론이 양분됨으로써 군민화합을 저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과 추진위원회는 "회원제 골프장 36홀과 대중골프장 18홀 등 54홀 규모의 골프장을 친환경적으로 건설, 주민 소득증대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곡리조트는=함양군 서하면 다곡리, 지곡면 덕암리 일대 419만평에 들어설 스키장·눈썰매장·골프장·호텔·콘도 등 복합휴양시설을 말한다. 지역 주민들이 '주암골프장'이라고 부르는 건 건설예정지가 덕암리 주암 마을이고, "사실상 골프장만 추진"하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곡리조트 개발은 지난해 12월 도시와 사람이 민간투자 협약을 체결, 개발사업비 7220억원으로 총 민간 투자비중 자기자본 500억원은 민자투자 업체들을 다시 모집해 컨소시엄을 형성해 별도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경남도와 함양군은 건교부 등 12개 관련 부처의 '개발촉진지구' 변경과 개발계획수립에 따른 지정이 나면 실시설계서 작성과 실시계획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개촉지구 승인 여부는 다음달 판가름날 전망이다.

하지만 백지화 대책위원회는 사업계획 철회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골프장 건설을 둘러싼 지역여론 양분과 단체들간의 마찰이 우려된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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