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

함양을 '녹색사막'으로 만들 것인가

-경남도와 함양군은 골프장 건설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오늘 우리는 아주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리산과 덕유산 두 개의 국립공원이 있고, 천년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문화박물관인 함양에 주민들의 복지와 지자체의 세수가 증가한다는 구실로 경남도와 함양군이 여의도 전체면적의 1.8배 크기인 160만평에 54홀의 골프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골프장이 들어서게 될 예정지는 천왕봉과 괘관산을 이웃해 세계 최대의 산삼단지에서 300만포기의 산삼이 자라고 있고, 200만평 부지에는 온갖 약초들이 자라는 허브고을 이라며 함양군이 자랑하는 곳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골프장 바로 밑 동네인 지곡면 개평마을은 정여창 고택 등 108가구의 마을 전체를 민속마을로 지정하기 위해 지난 7월 함양군이 사업비 2000만원을 들여 문화재 전문업체에 용역을 의뢰했고, 곧 민속마을 지정을 신청할 곳입니다.

이곳에 골프장이 들어서게 되면 54홀 기준으로 하루에 생수공장보다 3배정도 많은 3000t 가량의 지하수를 사용하게 되고, 하류의 하천 수량을 저하시켜 농업용수와 지하수를 고갈시키며, 이는 결국 하천의 정화능력이 떨어져 생태계 파괴까지 초래하게 됩니다.

또 골프장 건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환경문제입니다. 평지와는 달리 산지가 많은 지형에서는 절대로 친환경적으로 골프장을 건설할 수 없기에 수입 잔디에 엄청나게 뿌려지는 살균제·살충제·제초제·비료가 살포된 농약이 땅 속으로 들어가 토양을 오염시킵니다.

이러한 농약에는 발암성 등 특수 독성이 있으며 주변 농경지에도 피해를 줘 농산물을 오염시키고, 살포 농약이 덕암저수지 등 수원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신경 장애·내장 장애 등 주민들의 건강에 장기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과·딸기 등 비닐하우스는 물론 양파·밤·쌀 농사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혀 덕암·평촌·개평·보산·공배 등 지곡면과 수동면·서하면·안의면 등 함양군 일대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됩니다.

이와 함께 자연림 지역에 비하여 골프장은 보수력이 4분의 1로 줄어들어, 큰 비가 올 경우 하류에는 탁류가 일어나기 쉬우며, 홍수와 토사 붕괴 등의 위협을 안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우리의 가슴에 포크레인을 들이대고, 백두와 민족의 영산 지리산 영봉을 이어주는 길목, 백두대간을 훼손하며, 주민이 원하지 않는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됩니다. 지역사회의 주인은 주민임을 행정당국은 깨우쳐야 합니다.

골프장은 안됩니다. 주민들의 살림터와 자연을 파괴하는 함양-주암골프장 건설계획은 개발독재행정의 산물이며, 주민을 기만하는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행정행위로써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함양-주암골프장 백지화 대책위원회는 골프장 건설이 철회되는 그 날 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여 경남도와 함양군과 싸워갈 것을 천명합니다.

2004년 8월 2일
함양-주암 골프장 백지화 대책위원회

<성명서>

함양-주암골프장 반대운동

-경남도와 함양군은 골프장 건설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함양-주암골프장 건설 계획은 경남도가 다곡리조트를 추진하면서, 사실상 골프장 건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투자유치단계에서 사업체가 골프장, 스키장, 호텔 등을 시설별로 단독투자가능 하도록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경남도에서 국내외 민간투자 유치를 위해 사업성과 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한 결과 사업성이 없어 적지가 아니라는 판정을 내린 사실이 관련업체에 의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5월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본계획 평가와 프로젝트 전망에 대해 각각 D(전망비관적), C(전망이불투명)로 전문가들은 대부분 적지가 아니라고 판정하였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자 경남도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은 LG나 대교그룹, (주)부영 등 투자의향을 밝혔던 업체들이 사실상 부적격지라는 판단에 따라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투자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곡리조트에 민간투자업체인 '(주)도시와 사람'이 나타난 것은 스키장 건설을 중심으로 개발예정이던 이 개발계획에 대규모 골프장 건설계획이 추가로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골프장 건설에 초점을 맞추었을 뿐 경제성이 없는 다른 개발계획은 계획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민간투자협정을 체결하면서 사업이행보증금의 분할납부, 부지환매조항이 포함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행정이 이처럼 사업이행에 결정적인 부분까지 양보한 것은 사업이 어떻게 변형되더라도 수긍하겠다는 것을 약속한 셈이다.

더구나 지난 7월 건설교통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용역 의뢰한 '함양개발촉진지구 관광개발후보지 입지경쟁력 비교 검토' 최종보고서에도 스키장 개발은 '백운지구', 골프장 개발은 '다곡지구'로 결론, 스키장·눈썰매장·골프장·콘도 등이 포함된 종합리조트 개발은 사실상 불가한 상태다.

경남도와 함양군은 이런 사실들을 뻔히 알면서도 다곡리조트 유치위원회를 만들어 군민들을 기만한 사실에 대해 엎드려 사죄하고, 골프장 유치활동을 지금 당장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대형 개발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의견수렴인데도 불구하고, 행정당국과 민간투자업체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밀실행정을 자초해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이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결국 권위적이고 비민주주의적인 발상으로 주민을 무시하는 것이고,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골프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사전에 공표하지 않은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한평생을 정부가 하라는 대로 살고, 도지사와 군수와 면장과 면서기가 하라는대로 살아왔지만 이번만은 절대로 물러설 수 없다. 경남도와 함양군은 이점을 명심하고 지금이라도 당장 골프장 건설 계획을 중단할 것을 천명한다.

2004년 8월 2일
함양-주암 골프장 백지화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