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13일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실시된다. 전국 농축협, 수협, 산림조합의 조합장 1344명이 새로 선출된다. 조합장선거는 원래 각 조합마다 개별적으로 실시했으나 선거가 돈 선거, 경운기선거로 불리는 등 공정성에 문제가 나타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받아 선거를 관리하고 있다.

조합장선거는 유권자가 특정되어 있어 금품선거가 이루어지기 쉬우며 이들 선거가 지자체선거, 국회의원선거 등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조합장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실시해야 한다. 그런데 조합장선거는 선거운동의 과도한 제한으로 ‘깜깜이 선거’로 불리고 무자격 조합원이 많아 선거 때마다 불미스런 일이 나타나고 있다.

현행조합장선거는 현직 조합장에게 절대 유리하다. 평소 조합원을 만나 대화하며 유대를 강화해온 조합장과 달리 신규후보자의 정책이나 정견을 알릴 수 있는 길이 없다. 후보자초청토론회도 불가능하고 조합의 대의원 총회 시에도 후보자의 정견을 들을 수 없다. 또 한사람의 선거운동원도 둘 수 없고 식구가 함께 다녀도 안 되고 조합원의 가정방문도 안 된다. 13일간의 선거운동기간 동안 자기 집과 논밭에서만 지내는 조합원에게는 얼굴 한번 내밀 수 없다.

현행선거법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고령 은퇴농이거나 비농민 등 무자격 조합원 정리에 있어 조합장이 자신에게 비판적이거나 경쟁자편에 설 가능성이 큰 무자격자는 탈퇴시키고, 자기편에 서는 자는 그대로 두거나 신규로 가입시키는 경우가 많다. 어느 조합에서는 지난해 178명의 조합원을 신규가입 시켰다는 소문이 있다.

후보자는 본인 전화로만 발송할 수 있는 문자, 후보자 직접 통화, 후보자가 길거리에 돌아다니면서 인사하는 것 뿐이다. 따라서 후보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돈으로 표사는 일 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푸념을 하게 된다.

후보자초청토론회. 무자격조합원 정리, 배우자 선거운동 허용 등이 필요하다. 조합선거가 돈 선거라고 말하기 전에 돈을 안 써도 되는 여건과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조합장 후보자 및 유권자인 조합원 모두의 적극적인 협조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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