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함양군 서상면 버스주차장에서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주민 200여명이 궐기대회를 가진 후, 면사무소까지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 <골·프·장·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지역주민들이 한 장씩 들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다곡리조트 주암골프장에 이어, 서상 대남 골프장도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4일 오전 서상면 7개 마을로 이루어진 '서상골프장 추진계획 철회를 위한 주민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종탁·65·농업) 200여명은 서상면 버스주차장에서 골프장 건설 철회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고, 서상면사무소까지 가두시위를 벌였다.

대책위원회는 면사무소 앞에서 '천사령 함양군수에게 보내는 공개 항의서한'을 권영건 함양부군수에게 전달하고, 격렬하게 항의했다. 공개 항의서한은 9월8일까지 서면으로 답변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함양-주암골프장 대책위원장 배진구 신부와 함양시민연대 하종기 운영위원장, 진주환경운동연합 김석봉 사무국장, 함양농협노조 등이 연대단체로 참가했다.

▲ 함양농협노조 10여명도 이날 집회에 참가, 골프장 건설의 부당성을 적극 알리고 있다.

대책위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함양군은 지곡 주암에 54홀 규모의 골프장 추진에 이어, 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남강의 발원지이고 덕유산 국립공원 자락인 서상면에 35만평 18홀 규모의 골프장 유치를 위해 지난 8월17일 함양리조트와 투자협약서를 체결했다"며 앞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이들은 "군은 서상을 친환경 농산물 생산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해 놓고, 지곡에 이어 서상에 또다시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함양군수의 일관성 없는 행정과 주민자치시대에 지역민을 무시한 처사로 몰상식한 탁상행정"이라며 "골프장과 관련된 이권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공사현장에서 내려오는 토사는 계곡과 들을 황폐화시키고, 독성이 강한 농약은 심각한 환경파괴와 지하수고갈 등 물 부족을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 서상골프장 철회를 위한 대책위원회 박종탁 위원장이 권영건 함양부군수에게 항의 공개서한을 건네고 있다.

특히 골프장 건설로 인해 "천혜의 환경을 가진 서상 농산물의 브랜드 가치하락을 부추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며, 골프장은 주민들의 갈등과 위화감을 조성해 지역공동체를 파괴한다"며 비난했다.

박종탁 대책위원장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한평생 살아온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겠다"며 "함양군수는 골프장 계획을 철회하고, 서상 주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밝혔다.

홍보선전을 맡고 있는 함양농협노조 서필상씨는 "골프장 건설은 서상면과 지역주민에 티끌 만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함양군은 골프장 건설계획을 전면 철폐할 것을 주장했다.

한편 대책위원회는 공개 항의서한의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골프장 건설계획을 철폐하고 주민들의 생존권과 삶터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경찰은 집회장 주변에 100여명의 전·의경을 배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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