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위에 골프장이 웬말이냐”

[서부경남신문=서울]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절규는 단호했다.

골프장건설백지화 전국공동대책위는 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경남 함양, 전남 구례·해남, 경기도 여주·평택 등 전국에서 모여든 지역대책위 300여명과 민주노동당, 환경운동연합 등 35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단체로 참가한 가운데 “생명과 환경, 지역공동체를 파괴하고 주민의 생존권을 짓밟는 골프장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며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 국정감사 첫날인 4일 오후 전국에서 모여든 지역대책위 300여명과 35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단체로 참가한 가운데 ‘골프장 반대 전국공동대책위 준비위’를 결성하고 있다.

▲ 이날 결성식에는 경남 함양, 전남 구례·해남, 경기도 여주·평택 등 6개 지역대책위가 참가했다.   ⓒ서부경남신문

공동대책위 준비위 발족… 국회 진입 시도

공대위 준비위는 발족식 이후, 골프장 화형식 행사에 이어 한때 국회 진입을 시도하는 등 정부의 골프장 추진 정책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역대표단이 각 당대표에게 요구서한을 전달하였고, 각 지역대책위의 현안 보고에 이어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문경식 전농총연맹의장, 정광훈 민중연대상임의장, 김일수 전국공무원노조부위원장, 김창수 광주전남녹색연합상임의장, 진관 스님의 연대사와 유용호 여주송림리 대책위원장의 성명서 낭독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난 7월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경기불황 타개책으로 골프장 230여개를 단기일 내에 무더기로 허가를 내주겠다는 발언 이후 정부는 구체적인 규제개선방안을 제시하였고, 덩달아 지자체는 지역경제발전이라는 미명아래 각종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골프장 건설을 추진해 전 국토가 골프장 건설로 신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환경운동연합도 이날 집회에 참가, 참여정부의 골프장 완화 규제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서부경남신문

▲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지율 스님, 김일수 전공노 부위원장과 지역대책위 대표들의 모습.  ⓒ서부경남신문

그러나 ‘지역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이루어지는 골프장 건설은 “한평생을 살아온 지역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공동체를 파괴하여 생존의 위협으로 내몰아 지역발전은 커녕 농어업으로 생계를 이어왔던 주민들의 생존이 말살 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대위는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는 골프장 건설에 대해 지역의 개별 사업자와 지자체만을 상대로 싸울 것이 아니라, 골프장 건설계획이 전면 백지화 될 때까지 노무현 정부와 전면전을 선포, 끝가지 투쟁할 것”을 선언, 앞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 청북지구 골프장건설 반대와 녹지보존을 위해 집회에 참가한 경기도 평택 대책위 주민의 모습.  ⓒ서부경남신문

▲ 국회 상경 집회에 참가한 함양-주암골프장 백지화 대책위원회 주민들이 ‘주민생존 말살하는 골프장을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착잡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서부경남신문

골프장 반대 지역대책위 현안보고

지역대책위 현안보고에서 지리산골프장반대사포마을 박운주 대책위원장은 “지난 9월15일 발생한 골프장건설 업체의 집단폭행사건으로 주민들이 병원에 입원하였으나 가해자들은 아직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의지를 촉구했다.

다곡리조트 함양-주암골프장 대책위원장인 배진구 함양성당 신부는 “골프장 건설로 마을공동체가 피괴되고 있다”며 “농민을 말살하고, 농업을 포기하는 정책인 골프장 건설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밖에 경기도 여주 송금리는 대책위 5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대책위에 대한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여주 안금리는 현재 4개의 골프장이 있는데 추가로 건설을 꾀하고 있어 여주 전체가 골프장으로 뒤덮여질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경기도 평택은 전국에서 최초로 공기업인 토지공사가 9홀의 골프장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막아내지 못하면 향후 정부주도의 골프장이 전 국토를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해남 산이면은 기업도시특별법을 적용시켜 3200만평의 갯벌을 골프장 등으로 개발을 획책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 지역대표단이 각 당대표에게 요구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국회로 출발하기 전 내용을 설명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서부경남신문

▲ 골프장 반대 전국공동대책위 준비위는 발족식을 갖고, 골프장 화형식 행사를 하고 있다.  ⓒ서부경남신문

▲ 지역대책위 주민들이 정부의 골프장 정책에 거세게 항의하며,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서부경남신문

국정감사 등… 정부책임 묻겠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연대사에서 “국정감사 등을 통해 생명과 환경을 파괴하고,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부정책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고, 지역대책위와 힘을 합해 골프장 건설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문경식 전농의장은 “전농 회원들도 온 몸으로 골프장건설을 막는데 적극적으로 결합하겠다”며 의지를 다짐했다.

김일수 전공노 부위원장은 “양심적인 공무원과 연대, 농민들의 삶을 피폐시키는 골프장건설을 막아내는데 공무원 노조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수 광주전남녹색연합 상임대표도 “전국토를 녹색사막으로 파헤치는 골프장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골프장건설백지화 준비위는 지속적인 연대를 통해 골프장건설 반대운동에 공동적으로 대처하고 참여단체를 지속적으로 확대, 오는 25일쯤 ‘골프장건설백지화 전국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킬 예정이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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