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방향에 대한 정보 부족
군민들 판단 내리기에 주저

거창구치소 신축사업 관련 주민투표가 지난 11일, 12일 양일간 군청과 각 읍·면사무소에서 예비투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표운동에 들어갔다. 본 투표는 오는 1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된다.

투표권은 거창군에 주민등록이 된 19세 이상 주민에게 주어진다. 투표율이 33.3%를 넘지 않을 때는 개표함을 열지 않는다. 투표 청구권자 총수 5만3186명 가운데 1만7730명 이상이 투표에 참가해야 개표함을 열 수 있다.

이전 찬성 측에서는 함께하는 거창, 학부모회, 학원연합회 등 각 시민단체들이 가세해 세를 불리고 있다. 반면 원안 찬성 측에서는 거창포럼, 목우회, 행정동우회 등 전직 공무원 출신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양측 모두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유세차량과 전단지를 이용한 홍보전에 돌입하는 등 읍면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조직적인 홍보운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거창군민들의 반응은 냉랭한 편이다. 원안 측과 이전 측은 군민갈등의 종지부를 찍고 거창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성공적으로 치러내자는 당초 의지와는 달리 양측의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 주민투표가 또 다른 갈등을 부추기고 분열을 넘어 적대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주민투표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정책투표라는 성격과는 달리 선거유세장을 방불케 혼탁해져 정책투표라는 당초 본질은 사라지고, 주장들만 남은 상황이다. 원안과 이전 양측은 제안자일 뿐이고, 선택은 주민의 몫인데, 그 주인공이 실종된 것이다.

이는 지난 6년간 끌어온 갈등으로 피로감이 최대치로 쌓였고, 정책방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자료의 부족으로 군민들이 선뜻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에 주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한편 거창구치소는 2011년 거창읍 상림리와 가지리 일대 20만418㎡(6만732평)에 법무부 거창교정시설 신축사업을 확정 통보받아 2015년 착공했다. 그러나 주민들 간의 찬반 갈등이 깊어져 착공 1년여 만인 2016년 11월부터 현재까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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