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워지고 있다. 낙엽 스치는 바람소리에도 스산함을 느낀다.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흐뭇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기쁨이나 즐거움과 대립되는 감정은 화나고 짜증스러움이다. ‘함양군정의 창’을 통해 본 사업들은 군민을 화나게 한다. 예산낭비를 없애고 절약하는 행정은 나라경제를 발전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된다.

함양행정은 예산을 물 쓰듯이 쓰고 있다. 지리산 오도재가는 길은 지방도 1023호이다. 지방도의 관리주체는 경남도이다. 이 도로에 주차장을 설치하는 것은 당연히 도예산으로 해야 함에도 수억원의 군비를 투입한 것이다.

또 지난 봄에는 오도재가는 길의 주변 산기슭에 군비 20억원을 들여 단풍나무를 식재하였는데, 이 사업은 산림청공모사업을 통해 국비로 가능한 사업이다. 전국의 각종 단풍나무를 식재하는 등 테마 있는 사업으로 시행하면 군비를 절약하고 국비재원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다. 아이디어 공모사업으로 하면 얼마나 빛나는 사업이 되었을까. 창의적인 방법, 전략적 방법은 놔두고 곶감 빼어 먹듯, 사용하기 쉬운 군비로 사업을 시행한 것이다.

단풍나무를 공급한 사람은 누구일까. 식재도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식목할 때는 나무의 특성을 살펴서 해야 한다. 활엽수는 계곡에, 침엽수는 양지바른 곳에 심어야 한다. 단풍나무의 특성을 무시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심었다. 단풍나무는 활엽수로 물이 있는 계곡이나 응달에 심어야 아름답고 멋있게 단풍이 든다. 양지녁의 산비탈에는 침엽수를 심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오도재 가는 길의 메마른 양지녁의 산비탈에 심은 단풍나무는 고사(枯死)할 확률이 높다.

이는 어느 판사가 “지자체의 산양삼 재배농가에 대한 지원은 가을 산에 낙엽뿌리는 것 같다”고 판결한 것이 연상될 정도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업이다. 죽지 않고 산다 하더라도 강남의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되는 것처럼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없을 것이 명약관화하다.

군청 산하 유관기관·단체의 임직원은 선거의 전리품이 아니다. 항노화사업단, 장애인복지센터, 지역보장협의체의 책임자를 사퇴케 하고 선거를 도운 사람들로 채용 한 것도 모자라 자격증을 요구하는 자리에 무자격자를 채용하고 있다. 지역보장협의체 사무국장은 사회복지사 자격이 있어야 함에도, 무자격자를 임명하였다. 군민의 여망을 무시하는 행정은 결국 군민에 대한 배신이다. 부작용을 알면서도 밀어붙이기 행정은 함양의 장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해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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