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연구용역 최종결과 발표
함양군 추진 강행 의지 밝혀
기본설계 용역비 1억원 편성
건축시설 공사비만 63% 차지

함양군이 4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변강쇠와 옹녀 테마공원’ 용역 최종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함양시민연대>

경남 함양군이 1000억원에 달하는 ‘변강쇠와 옹녀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검토하다가 군민들의 거센 비판에 부딪치자 예산을 대폭 축소해 시행하기로 했다. <본보 11월11일 5면>

함양군은 4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변강쇠 옹녀 테마파크 조성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보고회’를 열고 당초 987억원 예산에서 불과 2개월도 안되어 86% 삭감된 139억원 규모로 대폭 축소한 연구용역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0월25일 용역을 맡은 기관은 20년간 단계적으로 추진할 이 사업에 987억원이 필요하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비용편익분석을 통해 투자비 회수 시점을 2037년으로 추정하고 비용편익(B/C)이 1.0이어서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날 용역에서는 예산규모를 139억원으로 대폭 축소 조정하면서 기본설계 용역 수립을 위한 예산 1억원을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해둔 상태다. 군은 사업추진에 문제가 없다고 보는 상황인 것이다.

용역보고회에는 전체 예산 139억원 가운데 건축시설 공사비에만 87억원(63%)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변강쇠·옹녀와 관련한 직접 사업비도 20~30억원 대에 불과해 예산규모와 사업 실효성 등을 둘러싸고 군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차장 조성사업비 3건에 6억4100만원, 성테마문학관 9억2700만원, 야외공연장 1억9800만원, 테마산책로 6억원, 하트공원 1억원, 화전민생활체험장 10억700만원, 소금장수 옛길 6억5000만원, 웰니스푸드촌 5억300만원, 사랑의 그네 9900만원, 옹녀샘 및 생태연못 4900만원, 카페 1억5200만원 등이다.

함양군은 변강쇠와 옹녀 부부가 살던 곳으로 알려진 함양에서 테마공원을 조성함으로써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강쇠·옹녀 테마공원은 지안재에서 오도재를 향하는 삼봉산 임야 5만5939㎡(1만6951평) 규모에 들어설 예정이다. 해당 부지에는 변강쇠와 옹녀를 주제로 한 음양테마존,하트데마존·오감테마존을 기본 구상으로 내년 2월 기본계획 설계를 위한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음양테마존은 성테마문화관·생태연못·조형물·조각품·야외공연장이 들어서고, 하트테마존은 하트공원과 변강쇠·옹녀 기체험 석상을 건립할 예정이다. 오감테마존은 화전민 생활체험·종합홍보관·플라워공원·푸드존과 카페·소금장수 옛길·단풍나무 산책로를 계획하고 있다.

함양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군 입장에서도 980억원 대의 예산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실제 개발할 수 있는 시설물에 대한 건축비 등만을 적용해 예산 규모를 다시 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함양군은 지난 2006년 지리산제일문 주변에 변강쇠와 옹녀 테마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해 52억원을 투입해 변강쇠를 테마로 장승 108개, 솟대 33개 등의 성기 모양 조형물을 설치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주지원 기자  joojw@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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