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도 방류수 무단배출
군청으로부터 과태료 처분 받아

산업폐기물 방치 환경오염 우려
사회적 책임의식으로 논란 일어

미세먼지 세계적 골칫거리인데
시가지 인근서 대량배출은 문제

코스닥 상장한 중견 기업이지만
민원과 단속, 반복 끊이지 않아

지난 1월 함양~안의 간 3번 국도와 88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수동면 원평리 도로변 인근에 인산가에서 투기한 산업폐기물이 방치돼 있는 모습. <사진: 브릿지경제>

지난해 6월 수질기준보다 10배가 넘는 방류수를 무단 배출해 군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았던 함양군 죽염제조업체인 (주)인산가가 이번엔 산업폐기물 무단 투기 논란으로 곤욕을 겪고 있다.

인산가 측은 “공장 인근 농토에 지주의 허락을 받고 보관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오폐수와 대기분진 방출, 산업폐기물 투기 등 민원이 끊이지 않아 지역 대표업체의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의식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 제보에 따르면 인산가는 함양~안의 간 3번 국도와 88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수동면 원평리 도로변 인근에 산업폐기물을 무단 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취재 결과 투기된 폐기물은 수동면 소재 인산가 죽염 제조공장에서 장작 등을 화기연료로 사용 후 발생된 톱밥과 나무찌꺼기·돌·자갈 등이 섞인 산업폐기물이었다. 비산먼지 방지막과 침출수 방지시설도 없는 상태에서 방치되고 있어 심각한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상태였다.

현장 확인 당일엔 비가 내린 직후라 검은색 침출수가 남강천으로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별다른 방지장치가 없었다. 이에 단속기관인 함양군의 방임이나 묵인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수동면 주민 A씨는 “인산가가 산업폐기물을 불법투기한 지가 2년 정도 된 것으로 안다. 통상 수동공장에서 죽염생산의 화기 연료로 소나무를 사용하는데 소나무 제재 과정에서 발생하는 톱밥은 나오는 대로 마을 주민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왜 방치해 두고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정작 군청이나 수동면사무소에서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리는 만무하고 군이 묵인을 해왔거나 업체와의 유착관계마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톱밥이라는 말에 거름으로 사용하려고 경운기로 운반을 했다가 그대로 버렸다. 톱밥뿐 아니라 다른 폐기물들이 섞여 있는 상태라 거름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직원의 현장 확인 결과 인산가에서 목재를 자르면서 생긴 톱밥으로 확인했다”며 “이건 중간재활용이 된다. 농경지 퇴비, 축사 바닥 등에 사용 가능하다. 사용방법엔 문제가 없지만 관리 측면에선 비가 오면서 침출수가 발생해 하천으로 유입된다든지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장에서 직원들이 (지도 등)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인산가 관계자는 폐기물에 대해 “죽염을 구울 때 사용하는 소나무 장작의 톱밥과 나무껍질을 모아서 땅주인 허락 하에 갖다놓은 것”이라며 “주변 농가나 직원들, 지역주민들에게 퇴비로 나눠주기 위해 갖다놓은 것인데 아마 이번에 퇴사한 사람들이 고발한 것 같다. 실제 속은 모르고 언론에 보도가 돼버리니까 답답하다”고 해명했다.

대기 분진과 오폐수 피해 민원에 대해선 “우리 집진시설이 노후화돼서 정상 작동을 못할 때 그런 민원이 있었다”며 “지난해 3월 집진시설을 설치한 후엔 지역주민들로부터 민원이 크게 발생되지 않았다. 이 문제도 내부고발자 한두 사람의 입에서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수동농공단지 내 인산가 죽염 생산 공장은 죽염 생산의 특성상 장작불을 사용하는 관계로 대기 분진과 오·폐수로 주변의 중학교와 주민들로부터 종종 민원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개선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난 2018년 군으로부터 폐수 관련 개선명령(행정처분)을 2차례 받았고, 지난해에는 대기 분진 개선명령도 받은 바 있다.

인산가, 이번에는 대기오염물질 기준치 3배 초과 배출

수동면 소재 인산가 공장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 함양투데이>

인산가 문화관과 우측 본관 전경.<사진: 함양투데이>

함양 죽염제조업체 (주)인산가가 이번엔 대기오염물질을 기준치의 3배 이상 초과 배출한 것으로 드러나, 되풀이되는 지역업체의 환경오염행위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인산가는 지난해 6월 술 제조과정에서 수질기준보다 10배가 넘는 방류수를 무단 배출해 과태료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엔 산업폐기물 무단투기 의혹까지 받았다. 2018년엔 군으로부터 폐수 관련 개선명령(행정처분)을 2차례 받았고, 지난해엔 대기분진 개선명령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코스닥 상장까지 한 지역 중견기업이 각종 환경오염행위를 지속해 민원과 단속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근절되지 않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 “업체의 안일한 현실인식과 대처, 감독기관의 솜방망이 처벌 등에 원인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함양군이 최근 인산가 공장의 대기환경 측정을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죽염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연기를 배출하는 제1굴뚝은 145mg/s㎥, 제2굴뚝은 175.3mg/s㎥으로 법정 기준치인 50mg을 3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태료 1000만원 이상의 행정처분사항에 해당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3년 미세먼지를 1군(Group1) 발암물질로 분류한 이래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미세먼지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우리나라는 특히 심각하다. 이런 가운데 시가지 인근에서 성분을 알 수 없는 분진을 다량 배출하는 지역업체와 단속에 소극적인 감독기관에 대해 주민들의 시선이 고울 수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제보자는 “인산가 죽염 제조공장은 대기환경보전법 제23조 및 시행규칙 제5조 별표 3에 의한 용융·용해시설, 소성시설 또는 가열시설이다. 이는 (허가대상이 아닌) 신고대상인데 (인산가는) 전체 처리용적을 축소 운영하는 데 문제가 있다”며 “사법기관이 생산일지를 압수해 생산량만 확인하더라도 신고된 대기배출시설만으론 공장가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인하고 있는 것”이라며 감독기관의 부실한 관리감독 행태를 질책했다.

그는 이어 “(인산가의) 술 제조공장을 비롯한 해썹(HACCP)시설 위반, 오폐수 환경오염 등은 불법·비리백화점 수준”이라며 “총체적인 점검을 통해 시설개선 또는 영업정지·사업장 폐쇄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민원은 작년부터 계속 있었다. (측정수치가) 3배 정도 되는 건 맞는데, 우리는 대기환경보전법대로 처분하고 있다. 무슨 결탁이니 솜방망이니 (하는 지적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억울해하며 “검출치 초과하면 행정처분하고 배출부과금도 매긴다. 이번에 2차 개선명령 나가고 부과금은 지난 1월14일까지 1차분에 대한 조업일수, 배출량 산출해서 나간다. 기간을 줘서 시설개선하고 또 검사의뢰를 해 다시 초과하면 영업정지다. 시정되지 않으면 1차·2차 영업정지 처분 후 3차 영업장 폐쇄 조치가 취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인산가 관계자는 “아직 대기오염도 측정결과에 대해 군에서 통보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언론보도가 나가 갑갑하다”며 “우리가 오늘도 대구에서 업체를 불러 개선사항에 대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서) 돈이 얼마가 들던 간에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함양투데이=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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