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택(함양경찰서 생활안전계장)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 박찬택 함양경찰서 생활안전계장

농촌지역은 11월이 되면 추수가 끝나고 겨울철 야생동물포획이 집중된다. 예전에는 토끼몰이가 좋은 추억거리였으나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부패된 야생동물사체가 한약재로 은폐되는가 하면 독극물에 떼죽음 당한 꿩이나 오리들이 식당에 공급되기도 한다.

특히 농약은 맹독성 독극물로 이를 사용하여 불법으로 포획한 조류를 보신용으로 먹는 것은 독약을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불법수렵근절을 위해 경찰에서는 야생동물 특별단속기간을 정하고 야생동물 및 천연기념물 밀렵행위와 조·수류 거래 행위, 밀렵목적 총기휴대배회행위, 총포불법소지나 불법개조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

또 법규를 개정하여 내년 2월10일부터는 야생동식물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불법 포획한 야생동물을 원료로 만든 음식물을 먹는 행위도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계획이다.

하지만 경찰의 이런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올무나 덫, 독극물로 포획하는 수법은 날이 갈수록 더욱 교묘해져 꽃뱀이나 개구리 등을 포획, 자연상태계의 먹이사슬이 파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야생동물은 자연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는 우리의 친구이자 이웃이다.

야생동물과 그들의 환경이 무너지면 인간도 살수 없다. 욕심으로 가득한 인간이 불법수렵을 일삼는다면 야생동물 또한 살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밀렵행위는 생명에 대한 범죄이며 그 결과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올 것이다.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개구리가 동물원에서만 산다고 가르칠 것인가.

올해 겨울엔 불법수렵을 근절해 고라니가 뛰어 놀고 꿩이 날아다니는 지리산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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