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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지리산 성삼재 올라가는 고속버스… 전남도·구례군 반발

오는 24일 첫 정기노선 운행
주말 등산객 위해 운영하기로
비용·시간절약·접근성 좋아져

전남도·구례군 ‘환경오염’ 반대
산악지형 특성상 부적합하다
차량 운행 제한할 구상까지 고려

지리산사람들도 반대하고 나서
“고속버스 국립공원 훼손한다”

지리산 성삼재주차장. 성삼재는 지리산 등산객의 50%가 선택하는 최대 관문으로 해마다 차량 50만대가 통과하는 곳이다. <사진: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지리산 성삼재까지 올라가는 정기 고속버스 노선을 두고 전남도와 구례군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구례군 주민들은 전남도와 국토교통부 앞에서 “성삼재 버스 운행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등 연달아 시위에 나섰다.

함양지리산고속버스가 국토교통부로부터 동서울버스터미널~구례 지리산 성삼재 구간 정기노선을 인가받아 24일부터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구례군 주민들의 반발이 격해 노선운행을 강행할지, 철회할지 고민에 빠졌다.

함양지리산고속은 지난 2001년 7월5일 함양 백무동 노선을 개통한데 이어 6월10일 국토교통부와 경남도로부터 노선변경 인가를 받아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해 함양·인월을 거쳐 성삼재까지 운행하는 새로운 심야우등 고속버스 노선을 운행할 수 있게 됐다.

고속버스는 28인승 우등버스로 동서울터미널에서 금·토요일 오후 11시50분에 출발하고, 지리산 성삼재에서는 토·일요일 오후 5시10분 출발한다. 이 노선은 24일 첫 운행을 시작한 후 이용객 상황을 검토해 평일 운행이나 증편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운행요금은 주간우등이 3만4400원, 심야우등이 3만7800원. 소유시간은 4시간. 이 구간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구례까지 케이티엑스(KTX) 비용 4만1800원, 구례역에서 성삼재까지 택시비 1만3000원, 버스 4500원보다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서울~함양~인월~성삼재 고속버스 노선에 대해 지난해 10월 경남도에서 협의 요청을 해왔지만, 전남도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같은 해 11월 국토부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조정위원회가 열렸고 전남도의 재차 반대에도 올해 6월 국토부가 노선 승인을 통보했다.

성삼재까지 고속버스가 운행되면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고갯길까지 올라가는 고속버스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성삼재는 해발 1102m. 차가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는 1330m이지만 대중교통은 운행하지 않는다. 두문동재 1268m, 정령치 1172m도 마찬가지.

성삼재는 고갯길로는 해발 4위에 해당하지만 대중교통인 고속버스가 다니게 되면 가장 높은 고개로 공인될 전망이다.

양기환 함양지리산고속버스 사장은 “운행시간은 이용자의 편의에 맞춰 최종 결정했다. 심야시간으로 결정한 것은 지리산 종주를 하려는 사람들 편의를 위해서다”고 말했다.

박희규(53·함양군 휴천면)씨는 “지리산 종주를 하려는 등산객이나 무박산행으로 능선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에게는 접근성이 가까워져 한결 좋지만, 지역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환경도 생각하는 연속선상에서 정책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례군과 소상공인연합회는 16일 서울과 지리산 성삼재를 오가는 함양지리산고속버스의 정기노선 운행을 철회해 줄 것을 국토부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사진: 구례군>

◇구례군·구례군의회 운행 반대= 서울에서 지리산 성삼재까지 고속버스 노선 운행이 결정된 가운데 구례군과 구례군의회에 이어 구례 시민단체에서도 버스 운행을 반대하고 나섰다.

구례군은 “가장 밀접한 당사자인 구례군민들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국토부의 버스노선 인가를 철회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구례군의회도 “안전보다는 편의를 중시하는 개발위주의 결정은 잘못됐다”며 버스노선 인가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지리산 성삼재 시외버스 운행반대 추진위원회는 24일 오후 11시50분 첫 운행에 맞춰 동서울터미널에서 우등버스가 출발하면 25일 새벽 3시 남원과 구례의 경계인 달궁삼거리부터 버스의 진입을 막기로 했다.

운행반대 추진위원회는 20일 군내 기관단체 대표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구례군청에서 회의를 열고 “동서울~성삼재 구간 우등버스 운행을 몸으로 저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영의 운행반대 추진위원장은 “주민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운행을 시작했는데도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국민 안전도, 환경 보존도, 주민 의견도 모두 무시한 국토부는 각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리산사람들’도 반대 입장 밝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사람들’도 △성삼재도로의 국립공원 도로화 △일반차량 통금과 친환경차량 통행 △성삼재 주차장 폐지 등을 촉구하면서 성삼재까지 고속버스 운행을 반대했다.

성삼재는 지리산 등산객의 50%가 선택하는 최대 관문으로 해발 1100미터 노고단까지 1시간 안에 이를 수 있는 종주노선의 들머리여서 해마다 차량 50만대가 통과하는 곳이다.

지리산사람들은 “성삼재도로가 포장되자 등산객들은 버스, 승용차를 이용하여 성삼재까지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게 되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정상까지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더 이상 중산리, 백무동, 뱀사골, 화엄사 등을 지리산 산행의 시작점으로 택하지 않았다. 성삼재까지 운행되는 고속버스는 철회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성삼재도로가 포장된 이후 지리산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2배 이상 늘어났고, 노고단을 오르는 사람도 7배 이상 증가했다. 등산객이 몰려오면서 1991년 성삼재엔 1만1670㎡(3536평) 규모의 주차장이 만들어졌다.

성삼재 연결도로는 일제가 목재들을 빼앗기 위해 만들었고, 한국전쟁 전후 군대가 빨치산을 토벌하는 작전도로로 활용했다. 이어 85년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차관 등 68억원을 들여 너비 8미터로 포장했다. 이후 지방도 861호로 구례군이 관리 중이다.

◇국토부로 찾아간 구례 주민들= 22일 구례군 주민 80여명은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국토교통부 앞으로 찾아가 “성삼재 버스 운행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지역 시민사회 단체 간부 39명과 산동면 주민 36명이 함께 모였다.

이들은 “국토교통부가 24일부터 서울~성삼재 구간에 버스를 다닐 수 있게 함으로써, 본격 지리산 훼손을 초래하는 길을 열고 말았다”면서 “국토부가 지리산, 성삼재, 노고단이라는 소중한 국민 자산을 잃게 만든 일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성삼재 버스노선 인가는 불법이라 강조했다. 함양 백무동에서 성삼재로 버스노선을 연장해 주 2회 운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버스노선을 연장하려면 적어도 하루 3회 이상 운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여객자동차운수 사업면허 업무처리’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례소상공인연합회는 “이런 규정을 노선 인가권을 가진 경남도가 아무런 문제없이 받아들였고, 국토교통부 조정위원회마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김경일 산동면발전협의회 회장은 “지리산을 목숨처럼 지키고 보존하며 살아온 주민들의 의견 한마디 듣지 않고 일방통행 적으로 진행된 버스노선 결정은 취소돼야 한다”면서 “버스노선 결정을 사실상 허락한 국토부가 이후 빚어지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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