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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이서연

눈길이 통하고
말길이 통하고
하늘 빛 담긴 강을 보는 가슴이 통하는 사람
바람 한 점만으로도 미소가 통하는 사람
눈빛이 전하는 앓이를 언어로 쏟으며
잠시 길벗이 되고
그대로 사랑하는 이가 되는
그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봄을 닮은 가을부터
가을향 담긴 겨울을 지나
겨울빛 투명한 사랑을 토하는 여름으로 돌면서
기꺼이 아픔의 결을 함께 어루만질 사람
가끔 빗물을 받아 햇살을 말아 먹으며
가엾은 서로의 얼굴에 정들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웃다 잠들
그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애틋한 맘결 하나 사랑스러워
흉터의 긴 사연을 애써 감싸며
젖은 눈가를 애무로 말려주는 사람
외로움의 껍질을 목숨 껏 꿰매면서도
그 틈새로 수없는 별을 헤아리고 돌아와
허기진 마음에 지친 내게
무언으로 이야기를 들려 줄
그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섬세한 감정들이 담긴 언어들은 그림책을 넘기듯 사랑을 서정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담백하게 혼잣말로 읊조린 독백은 그래도 아직은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녹음이 짙푸른 여름 한 권의 시집을 들고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을 찾아 사랑과 인생에 대해 회상하고, 추억하고, 그리워하자. 그런 사람과 만남을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자.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해 공감하며 행복하자. 지금은 바로 그러할 때. <우민>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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