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이냐 저지냐에 긴장 높아져
추석연휴가 감염예방 최대 고비

무증상 감염자 위협에 사전대비
한층 강화된 방역관리 대책발표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추석이 다가왔지만 올해는 두 달 가까이 지속된 장마와 태풍으로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특히 전국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올 추석은 고향이나 친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는 분위기다. 그래도 합천읍 인곡리 황금빛 들판은 누렇게 가을이 익어간다. <사진: 서정철 합천군청 주무관>

지난 11일 이후 함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청정지역 지리산권 주변 시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는 수도권의 출향인들이 귀성할 경우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전긍긍이다.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집단감염을 촉발한다는 점에서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추석 이동으로 인해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도 코로나 안전지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함양군에서 잇달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연쇄 효과는 인접한 거창과 산청을 넘어 전라북도 남원시까지 연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함양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지난 11일 남원시는 저녁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함양과 경계에 있는 인월면에서 열리는 5일장을 18일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인월장날은 3일과 8일이다.

함양군이 12일 오전 함양장이 열린 상태에서 뒷북 휴장을 공지한 것과 비교될 만큼 발 빠른 행정이었다.

함양군의 무기력한 행정이 비판받으면서 진병영 국민의힘 경남도당 대변인은 “며칠 간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며 “안전하고, 공정하게 이끄는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함양 확진 소식은 거창도 긴장하게 만들었다. 함양의 확진자 택시기사들이 거창 손님도 태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창지역도 술렁였기 때문이다. 김태경 전 거창군의원은 “함양은 거창과 같은 생활권인데 걱정이다. 거리두기를 지켜 확산을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발등의 불로 떨어지자 함양을 비롯해 거창과 산청, 합천 등은 추석 대비에 나섰다. 추석이동을 막지 못하면 코로나19로 전국이 초토화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거창군은 14일 지역 내 확산방지를 위한 한층 강화된 방역 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마스크 의무 착용 행정명령 발동 △거창 장날 대구시, 함양군 등 타 지역에서 오는 노점 제한 △추석기간 중 타 지역 방문 자제가 핵심이다.

거창군은 9월16일부터 10월12일까지 거창 전역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실내와 실외에서 의무화했다. 전통시장은 경남 최초로 전화번호 인증 출입자 관리 안내 시스템을 도입하여 출입자 명부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확진자 발생으로 지역 경제가 멈추다시피 한 함양도 추석 연휴 고향방문 자제를 군민운동 차원으로 확산시켰다. 친인척 고향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홍보현수막을 군내 100여 곳에 내걸고, 군민 및 향우들의 동참을 이끌고 있는 중이다.

서춘수 함양군수는 “추석 연휴 수도권 방문 및 고향 방문을 자제해 내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고향 방문 자제는 산청도 마찬가지다. 산청군은 16일부터 ‘추석명절 고향방문 자제하기’ 운동을 시작했다. ‘내 가족과 이웃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가급적 고향방문을 자제해 주세요’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운동은 △연휴 기간 집에 머물고 △타 지역 방문 자체 △부득이 고향방문을 할 때는 마스크 등 개인위생 준수 △요양원 등 노인시설 방문 자제 및 온라인 면회를 홍보하고 있다.

산청군 측은 “추석연휴가 감염병 방역의 최대 고비인 만큼 이동하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역이니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대적으로 3개군과 비교해 합천군은 느긋한 분위기다. 추석 귀향 자제에 대해 17일 현재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신 방역강화를 위해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보건용(KF94) 마스크 7만3350매를 지원했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증가하느냐 막아내느냐의 기로에 선 모습이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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