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본지 회장.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음매~ 울음소리가 들렸다. 울금바위의 울음소리는 아니어도 세상의 소 울음소리임에는 틀림없다. 예년처럼 부산을 떨지 않아도 해는 밝았다. 새해 아침 떡국을 위해 토끼를 잡지만 토끼를 잡지 않아도 새해 첫날을 맞이할 수 있었다.

소달구지 가뜩 짐을 싣고 힘겹게 출발하였다. 해가 바뀌는 때는 힘찬 새 출발의 꿈을 갖는다. 그런데 올해는 희망을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밀린 과제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지난해 우리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초기만 해도 한 두 달이면 끝날 것으로 여겼으나, 연말을 지나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기상이변은 또 어땠는가. 집중호우와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그러나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이 오고 있으리라. 여건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낙담보다는 희망에 더 큰 무게를 뒀으면 한다. 힘이 천하장사인 소처럼 힘차게 헤쳐 나가자. 코로나19는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하였다. 얼굴을 마주 보며 식사를 같이 하고, 인사를 나누는 소소한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었는지를 일깨워 준 것이다. 하루 속히 코로나 백신 개발로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구나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4월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내년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어서 여당과 야당에서는 선거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거시계는 빠르게 돌고 있다.

새해 첫날 이낙연 집권여당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 정치권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여당은 지난 일 년 동안 의석수의 절대적 우위를 내세워,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폭주하여 왔다. 부동산 가격 폭등, 전세란 유발,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 후보 반열에 올려놓는 기현상을 초래하였다.

대통령 사면론은 윤석열 바람을 잠재우지 못하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 들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윤석열, 네가 한 짓을 우리는 잘 안다’는 태극기부대 사람들의 윤석열에 대한 오랜 분노를 자극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의견도 있다. 어쨌든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정치적 계산을 떠나 사회통합이나 인도적 차원에서 검토해봐야 할 상황이다. 당장 오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정치·사회적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관중과 심판은 국민인데, 지금껏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정치적 행보를 해온 정치권은 이제 관중석 분위기를 좀 살펴야할 때가 되었다.

신년맞이를 좀 상쾌하게 할 수 없을까. 말없는 저 많은 관중들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고, 무엇을 바라고 있고, 기대하고 있는지, 이제 생각 좀 해 보아야 한다. 소처럼 듬직하게 서두르지 않고 서로 이끌어주며 더불어 나아가는 희망찬 신축년이 되길 소망한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