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방심했다” 과수원에서 만난 예초기 사고피해 농민이 덤덤히 말했다. 농작업 도중에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최근 농업진흥청이 발표한 “2019 농업인 업무상 질병 및 손상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농민 181만1824명 가운데 하루이상 쉬어야할 정도로 다친 농민은 4만8405명이나 되었다.

상황별로는 농작업 중 60.9%, 농작업을 위한 이동중 사고가 15.3%였다. 농작업 안전사고가 한번 발생하면 상당기간 농사일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일 이상 34.9%, 21.1%가 30~60일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 치료기간도 길어 43.9%가 30일 이상, 28.6%가 14~30일이었다.

농사는 누가 짓는가. 이에 대한 정답은 하나님과 기계다. 하나님이 햇빛과 적당한 비를 내리지 않으면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흉년이 된다. 하나님이 일년 사계절 적절한 때 비를 내리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 봄·여름·가을·겨울에 비가 내려야 풍년이 된다. 또 땅을 갈고 고르고 풀을 베는데, 인간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옛날에는 농사일 모두를 인력으로 했지만 지금 농촌에는 고령화로 일손도 부족하고 능률이 떨어져 기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기계의존도가 높을수록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농업현장은 사고 위험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고령화·부녀화가 심화되고 각종 농기계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사고가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8년 기준 농림업 재해율은 0.97%로 전체 산업 0.54%에 비해 훨씬 높다. 재해율은 노동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수의 비율이다.

하지만 농민들 스스로 좀 더 조심하고 관련기관에서 예방교육·지원에 힘쓴다면 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다. 농작업 안전사고는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예초기의 경우, 연료를 보충할 때 시동을 끄고 하면 안전함에도 바쁘거나 잠시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에 시간절약을 위해 시동을 켜놓은 채로 하다가 잘못하여 손이나 발목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1~2분이면 충분한 시간인데 안전수칙을 소홀히 하다 사고를 당하면 긴 기간 농사일을 하지 못하여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사례를 목격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 지자체, 농협 등에서는 농기계조작법, 사고 예방법등을 적극 홍보하여 농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여 건강한 일터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 농작업 안전사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재해 이후를 대비한 농업인 안전보험가입도 필수다. 또 각종 보호구 장비보급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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