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다랭이 마을

남해군이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 받으면서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농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는 남해군은 문화와 예술이 살아있는 도시로 거듭났다.

남해군 여행의 가장 큰 묘미는 다양성이다. 바다와 산을 함께 감상할 수 있으며, 전통문화와 서구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촬영지였던 가천의 다랭이 마을과 MBC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촬영지였던 독일마을은 독특한 삶의 형태를 보여준다. 가을 풍경을 감싸 안은 가천의 다랭이 마을은 쪽빛바다와 기암절벽이 어울려 만든 해안으로 바로 이어지는 계단식 논과 함께 눈 두는 곳 어디든 풍경을 만든다.

다랭이 마을은 연중,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 행사를 벌이며 농촌 일반 가정집을 홈스테이로 활용해 관광테마 마을로 꾸몄다. 다랭이 마을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일반인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몽돌 바닷가 산책을 비롯해 다랭이 삿갓배미, 농사체험, 미륵불 일출을 1년 내내 체험할 수 있으며 겨울에는 짚으로 공예품 만들기와 쥐불놀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남해 삼동면에 있는 해오름예술촌

남해군 상동면에 들어서면 여기가 대한민국 그것도 시골 마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이국적인 예술관과 마을을 만날 수 있다. 지난 2003년 5월 폐교된 학교를 꾸며 각종 문화 전시와 공예 체험실을 운영하고 있는 해오름 예술촌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예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학교의 골격은 그대로 두고 외관을 독일풍으로 꾸민 예술촌 안을 들어가 보면 예술품뿐만 아이라 신기한 물건 투성이다.

그림, 조각, 문학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교실에는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이 전시되며, 지금은 보기 힘든 옛날 농기구, 미닫이 문이 달려있는 텔레비전, 석유풍로, 숯불 다리미 등을 만날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것은 추억의 교실풍경을 재현해 놓은 전시실이다. 공부할 문제가 박혀 있는 칠판과 지금은 엉덩이도 다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자그마한 책걸상, 난로위에 얹혀진 도시락, 발과 손이 함께 움직여야 소리를 내는 풍금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관람객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70년대에 즐겨보던 2000여권의 만화책으로 가득 채워진 만화방과 불량식품, 딱지, 종이인형 등의 소품들도 웃음을 자아낸다. 해오름 예술촌의 가장 큰 매력은 문화를 관람하는 것에서 벗어나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도예공예, 알공예, 한지공예, 천연염색, 전통다도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해오름 예술촌 바로 옆에 위치한 독일마을은 만화 스머프에 나오는 버섯모양의 집들이 똑같은 색깔과 구조로 즐비해 있다. 예쁘고 독특한 모양으로 드라마 촬영지로 이용된 후 인기를 끈 독일마을은 60년대 후반 독일로 갔던 한인 간호사와 광부들이 현지에서 독일인과 살다 황혼기에 가족과 함께 귀국해 만든 곳으로 홈스테이도 가능하다. 남해군은 독일마을과 함께 어메리칸 빌리지도 조성 중에 있다.

창선-삼천포대교의 일몰

남해군 여행을 마치고 빠져나가기 위해 건너게 되는 창선-삼천포대교의 일몰은 모든 여행의 종지부를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가운데 대상을 수상한 창선-삼천포 대교는 대방과 남해, 창선을 연결하는 총 길이 3.4km의 연륙교로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등 교량이 제각기 다른 공법으로 시공되어 있다.

농촌마을이 살아남기 위해 관광테마지를 조성하면서 우리 땅들의 가치가 다시 해석되고 있다. 가을, 남해로 떠나는 여행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보여주며 다양한 문화체험을 즐길 기에 충분하다.

김정화 기자  kimjh@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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