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공 스님(영선사 주지)께서 보내주신 칼럼입니다.

‘세존좌도량(世尊坐道場)비여천일출(譬如千日出)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조요대천계(照曜大千界)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오신 분께서 도량에 계시오니 비유컨대 일천개의 해가 나옴과 같사옵고 항상 큰 광명을 놓으시오니 온우주 세계를 다 비추옵나이다’

여기에서 세존은 세계에서 가장 존귀한 분, 혹은 세상에서 존중되는 분이라는 뜻으로 부처님을 수식한 다른 이름이며, 도량은 우주의 질서와 사람의 됨됨이를 가지런히 가르치는 수행의 공간을, 대천계는 광대한 우주를 이야기한다.

달리 풀어 말한다면 부처님의 위덕이 온우주에 퍼진다는 경외와 찬탄의 게송인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부처님은 태양과 같은 분이라는 뜻이며 그것도 하나의 태양이 아닌 일천의 태양이라 표현 되고 있으니 참으로 엄청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부처님의 존상 뒤에는 항상 태양의 불꽃 모양 광배가 그려지거나 조각되어 있다.

태양이라. 여기에서 태양은 스스로가 빛을 내는 모든 것을 지칭해 부르는 이름이다. 이 태양의 자체 빛을 광(光)이라고 부르고 태양의 광을 받아 반사시키는 빛을 명(明)이라 부르는데 이를 합쳐 광명(光明)이라 한다. 즉 이 세상의 모든 빛을 통틀어 광명이라 한다.

부처님을 왜 광명으로 표현했을까? 그것은 광명의 근본역할과 무관하지 않다. 두려운 어둠을 몰아내는 것이 빛이듯이 부처님은 이 세상의 온갖 어둠과 두려움을 없애기에 빛으로 표현된 것이다.

또 빛은 만물을 길러낸다. 모든 생류는 빛을 받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영향을 주며 살아가는 연기(緣起)의 세계 가운데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 중의 하나는 빛이다. 만약 빛이 없다면 그 어느것도 자랄 수 없게 된다.

산사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의문점을 던진다. 내가 믿고 의지한 스승께서는 우주의 어둠을 밝히고 일체중생을 기르는 빛이신데. 나는 무엇인가. 지금 그분의 본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는가. 돌이켜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는 삶이기에 스스로를 참회하고 주위의 작은 빛들과 함께 조금이라도 어둠을 내쫓으며 소박한 야생화를 피워내듯이 살아가리라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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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준비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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