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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바라본 LH혁신 해법
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

정부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혁신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법과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투기방지를 위한 강력한 장치를 마련하고, 이에 더해 대대적 인력 조정과 조직 쇄신까지 단행한다고 한다. 당연히 혁신은 필요하다. 그러나 서두르다 제대로 된 혁신을 하지 못하게 될까 걱정스럽다.

LH혁신,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LH뿐만 아니라 정부 개발사업 절차 전반에 대한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 둘째, 개발사업 후보지 업무 담당자들은 실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셋째, 기초조사부터 지구지정 고시까지 단계별 업무처리 기한을 정하고, 순차적 처리가 아닌 동시 다발적 협의로 소요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 넷째, 지역주민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는 협치 방식의 사업추진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다섯째, 혁신의 기본방향을 전문화와 분권화로 잡아야 한다. 그래야 권한의 과도한 집중이나 무리한 사업 집행을 막을 수 있다. 여섯째, 물리적이고 기계적인 조직 개편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혁신 방향은 주거복지 지주회사와 개발회사 간 수직계열화, 즉 물리적 쪼개기를 그 골간으로 하고 있다. 즉 택지개발, 주택건설, 주거복지 등 세 가지 핵심역량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능들은 축소하거나 아예 없애 버리겠다는 것이다. 물론 국민이 보기에는 뭔가 화끈하게 개혁하는 것 같고,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조직 개편은 도시지역에서 발생한 개발이익을 농촌지역이나 낙후지역에 재분배해 전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면에서 보면 개악이나 다를 바 없다.

사실 최근 몇 년간 LH는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었다. ‘농산어촌학교살리기’와 ‘주거플랫폼’ 사업은 성과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테면 크게 성공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경남 함양군 서하초등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는 그 성과를 인정받아 함양군이 정부의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되어 1740억원의 예산을 배정받게 되었다.

또 경남 면단위 소멸지수 1위인 거창군 신원면에서는 신원초등학교 살리기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거창군이 국토부 주거플랫폼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멸위기에 처해 있던 함양군과 거창군이 농산어촌의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도 농산어촌유토피아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농산어촌 사업을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조직의 수직계열화 그리고 축소와 해체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시대의 큰 흐름을 보아야 한다. 기후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4차 산업혁명과 지방소멸의 시대에 도시 홀로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말할 것도 없이 농촌이 살아나야 도시도 지속 가능하다. 그리고 현 정부가 약속한 물경 200만 가구에 달하는 주택은 무슨 수로 누가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사실 LH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불과 10여 년 전에 효율성을 이유로 통합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생겼다고 또 분리하고 해체할 참인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예산이 낭비되고, 업무가 지체되고, 조직은 정체성을 상실할 것인가. 정부는 심사숙고해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아울러 혁신적 개선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제 막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농산어촌 살리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이 칼럼은 <매일경제>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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