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68곳의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지금 전국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우리지역도 거창군 거창읍 죽전, 함양군 함양읍 인당·안의면, 산청군 산청읍 옥산, 합천군 합천읍·삼가면 등이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전국의 낙후지역 500곳에 매년 재정 2조원, 주택도시기금 5조원, 공기업사업비 3조원 등 5년간 총 50조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동네를 완전히 철거하는 재건축, 재개발의 도시정비사업과 달리 기존 모습을 유지하면서 노후화되고 쇠락한 기존 시가지의 재생사업이다. 기존도시의 문화·경제·주거지로서의 역할을 파괴하지 않고 역사성을 인정하여 원형을 보존하면서 도시기능에 활력을 불어 넣는 사업이다. 도시재생은 물리적 환경만을 개선하는 도시재개발과 달리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여 도시를 종합적으로 재생한다는 축면으로 접근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면서 사업지구에 따라 방법론이 사업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길에 페인트가 칠해지거나 벽면에 조잡한 벽화가 그려지고 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어찌된 것이 동네에 돈을 들어오고 있는데, 동네는 주거지로서 매력이 살아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사람들이 골목길을 찾는 이유는 오래된 동네의 정취와 감성을 느끼기 위해서다. 오랜 시간이 빚어낸 변화는 디자이너도 그려낼 수 없다. 재생사업이 오래된 동네의 정취를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도시재생사업은 사람들이 살기 좋고 보기 좋은 도시를 만들려는 것인데, 돈을 들여 보기 흉하게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예쁘고 편리해서 외부에서 찾아온 방문객에게도 사랑받는다면 거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이런 취지로 도시재생자금은 동네를 꾸미는 일에 투입되어야 한다. 거주하고 일상을 보낼 사람이 없는데, 인구 1000명이 사는데 2000명이 사용하는 회관이나 생활체육센터를 짓고 도로를 넓히는 인프라구축에 치중하면 동네가 휑하니 뚫려 썰렁한 느낌을 주고 유령도시처럼 될 가능성도 있다.

주민 생활을 분석해 길을 넓히고, 소규모 공원을 만들어 주민들의 생활편의를 높이고,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문화의 거리로 변모시키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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