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진정으로 행복했습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삼가 애도합니다 -

▲ 살아 생전, 너무나 인간적인 대한민국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

유난히 푸르던 오월의 그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들의 곁을 떠났다. 그러나 몸이 떠났다고 그의 꿈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그가 꿈꿨던 열정과 진실은 도도한 물결이 되어 산을 덮고 강을 건너 정의로운 불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그가 마지막까지 아름답고 순정했던 까닭은, 아주 오래전 한 청년이 가졌던 꿈을 죽는 날까지 버리지 않고 추구한데 있다.

그는 농민, 노동자, 서민 등 사회적 약자가 어깨를 펴고 소수자의 인권과 생존권이 존중받는 세상을 열기 위해 온 몸을 던졌다. 힘이 없고, 가진 게 없고, 배운 게 없다고 외면당하고 배제당하고 차별당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자신을 버렸다.

장례 기간 수많은 국민들이 애통하고 설움에 복 바친 이유는 불의에 당당히 맞서고, ‘바보 노무현’이라 불릴 만큼 ‘노공이산’으로 우직하게 신념에 충실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가 간직했던 희망과 꿈, 용기와 분노, 좌절과 고통을 간직하자. 그래야 반칙과 특권이 없고, 원칙이 통하고 정당한 노력이 평가받는 세상이 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정치개혁에 기여한 대통령, 지역주의에 맞서 싸운 대통령, 남북화해와 공존에 노력한 대통령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그는 누가 뭐래도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과 금기에 온몸으로 맞서 싸운 정치인이었다.

또한 역대 어느 대통령도 보여주지 않은 솔직담백하고 소탈한 언행,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추구한 탈권위주의적인 모습으로 자신이 주창했던 올바른 가치들을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추구했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라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기득권과 맞서 싸우며 우리 사회의 물줄기를 근본적으로 바꿔보려는 그의 시도와 노력은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러한 노 전 대통령이기에 그는 외롭지 않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국민들이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불같이 살다가 뜨겁게 삶을 마감한 그를 잊지 못해 애통해하는 많은 국민들이 있다. 그가 남기고 간 정신과 희망의 증언은 다시 온 나라 산하에서 울려 퍼질 것이다. 그는 떠났지만, 떠남으로 다시 우리들의 곁에서 영원히 살아났다.

민들레 홀씨가 되어 홀연히 떠나버린 노무현 대통령. 그와 함께 했던 민주주의와 진보, 정의의 깃발이 시대의 강풍에 휩쓸려 스러져가는 것을 막아야한다. 민들레 홀씨가 세상에 퍼져 가슴 속에 다시 피어나는 날, 그는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 것이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영원한 국민의 대통령”으로 남아야 하는 이유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세상을 사랑합니다.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불의에 대해서 분노하고 저항할 줄 압니다.” 그가 남긴 말, 청년 노무현을 가슴에 담는다.

- 2009년 5월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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