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모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1일 해인사를 찾아 방장 스님과 촬영하고 있다. <사진: 해인사>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해인사에 추사 김정희의 친필을 초고화질로 촬영해 책자로 제작한 '디지털 반야심경'을 선물했다고 재계와 불교계가 5일 밝혔다.

이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는 지난 12월 해인사가 자체적으로 이건희 회장이 49재를 봉향한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사 김정희가 직접 쓴 반야심경은 국가에서 지정된 보물로 디지털로 제작된 반야심경은 초고화질로 만들었기에 원본 책자와 큰 차이가 없다. 뜻밖의 선물에 해인사는 매우 놀랐고, 사의를 표했다.

홍라희 여사는 해인사를 ‘불교 문화예술’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당시 방장 스님과의 대화에서 디지컬 반야심경을 설명하며 “디지털 기술이 너무 발전해서 이를 활용해 학예사들이 좋은 전시를 얼마든지 꾸릴 수 있다. 이제 가상공간이 생기면 (머리에) 꽂기만 해도 자기가 그 속에서 미술관 컬렉션을 다 볼 수 있는 세상이 옵니다. ‘메타버스’라고 그러나. 내 것 네 것이 없는 세상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는 고 이건희 회장의 1주기(10월 25일)를 맞아 이달 1일 해인사를 찾은 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생가가 있는 의령에서 1박을 했다. 이튿날인 2일에는 양산의 통도사를 찾는 등 경남 일원을 돌며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을 기렸다.

통도사에서는 천연 염색과 옻칠, 한지 등 불교 미술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과 삼성가의 모자가 만났을 때 스님은 직접 만든 명주 목도리를 선물했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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