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9일은 대통령선거일이다. 각 정당의 대선 후보자들이 결정되면서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비방, 모함,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대선후보라면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사람일텐데 존경할 수 없는 사람처럼 여기게 만들고 있다.

후보자 본인들도 조금은 유머를 구사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링컨은 구두수선공 아들로 초등학교 중퇴자이다. 유머가 있었다. 미국 대통령후보로 나섰을 때, 상대방 후보가 링컨을 향해 이중인격자로 몰아세우자, 링컨은 이렇게 응수했다. “내가 두 개의 얼굴을 가졌다면, 이처럼 중요한 선거에 나서면서 이렇게 못생긴 얼굴을 갖고 나왔겠는가” 청중은 크게 웃으며 박수로 환호했다.

잘 생긴 사람, 똑똑한 사람은 널려있어도 유머 있고 위트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쟁이 심하고 각박하며 긴장할 일이 많을수록 웃음을 자아내는 유머가 필요하다. 김대중 대통령이 오랜 망명생활을 끝내고 귀국했을 때이다. 공항에 도착한 그가 여러 명의 미국 국회의원들과 함께 나타난 사진이 신문에 실렸다. 반대자들은 일제히 겁쟁이 혹은 사대주의자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다음날 신문에 그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에… 사진을 잘 보세요. 제가 제일 먼저 걸어 나왔습니다. 만일 내가 그 사람들 뒤따라 나왔더라면, 겁쟁이에 사대주의자겠지만 그들이 나를 따라 나왔으니 난 사대주의자가 아닙니다.” 노련한 정치가답게 이 한마디로 상황을 역전시켰다.

유머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꽉 막혔던 문제가 유머 한마디에 풀릴 수 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유머를 활용하는 지도자를 보고 싶다. 유머와 위트가 강자의 여유라면, 풍자와 해학은 아웃사이더의 무기다. 유머에 웃음이 있고 위트엔 철학이 있다.

우리 주변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조직생활에 익숙한 때문인지 권위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유머를 구사하는 지도자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러 사람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아 선출된 선출직 지도자들 가운데도 돌발질문을 받거나 답변이 곤란한 질문에는 당황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요즘 유튜브를 통해 퍼지고 있는 지난달 18일 함양군수의 코로나 기자회견에서 어느 기자의 돌발성 질문에 군수는 버럭 소리를 높여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유튜브를 본 사람들은 기자의 무례와 함께 군수의 속 좁은 대응태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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