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규 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은 그동안 현금 수거책을 취업사이트나 알바사이트, 교차로, 일간지 등에 구직광고를 통해 모집해 왔다. 하지만 이런 수법이 대중에 널리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더 교묘해졌다. 요즘은 변호사 사무실이나 건설회사, 내근직, 외근직, 등 정규직 채용 요건을 걸고 구직광고를 통해 조직원을 모집하고 있다.

구직광고지 등을 보고 취업을 하고자 할 때에는 반드시 해당 사무실로 찾아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야 함에도 보이스피싱 사기꾼들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등을 이유로 직접 대면 면접은 피하고 있다. 그러면서 1~2주 동안 거래대금회수 업무를 하는 것을 본 후 정식 면접을 볼 수 있다고 회유하면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사기꾼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보내 달라고 하는 과정에 핸드폰을 해킹하고 피해자 모르게 어플앱을 깔거나 인터넷주소(URL) 링크를 클릭하게 만든다. 그럼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범죄로 의심되어 경찰서, 금융감독원 등에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면 보이스피싱 조직 콜센터로 연결되니 알아채기도 어렵다. 범죄 조직이 진화하면서 나의 스마트폰을 훔쳐보고 있는 것이다.

현금수거책이 잡혀도 사기꾼들은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아이디를 즉시 삭제하고, 잠적하고 있어 중간책이나 총책을 검거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거래대금회수 명목으로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넘겨받아 범죄조직이 원하는 계좌에 이체를 하는 순간 피해금액은 사기꾼들이 챙기고, 결국 나만 보이스피싱 총알받이가 되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를 보면 눈뜨고 코 베어 가는 세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모습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언제 어떻게 당할지 모르는 게 오늘날이다. 잘 알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면 먼저 보이스피싱이 아닌가 의심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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