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것'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사진집단 일우>의 17기들의 졸업전시회가 오는 8월 15일부터 23일까지 해운대 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진집단일우

"날 것의 푸르름으로 세상에 나오다"

사진기를 든 순례자들인 <사진집단 일우>의 17기들의 졸업전시회가 8월 15일부터 23일까지 해운대 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날 것'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그 비릿하고 푸른 기운으로 세상을 날 듯이 유영하자는 의미를 담아 작품을 건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17기의 면면은 의사, 작가, 공무원, 노조위원장,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자신들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한다. 주로 실존적이고 현실적인 다큐 작업을 해오고 있는 것이 사진집단 일우의 특성이라면 이번 17기는 그 실존을 재해석하고 실상을 좀 더 다르게 인식하려고 애쓰며 사진을 찍어왔다.

다양한 터전에서 다양한 사진들로 자신을 분출하는 사람들을 통해 가공하지 않은, 가미되지 않은, 더러는 거친 작품들을 보면서 자신의 일상을 대입해보는 흥미로운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전시회 15일 오픈행사에는 에코페미니즘의 가수이면서 1집 <내가슴에 달이 있다>와 2집<여행자의 노래>를 발표한 ‘수니’가 함께 하며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를 이수하고 국립국악원 문화학교 연구반 과정의 지도강사를 맡고 있는 무용가 김미선의 태평무도 볼 수 있다.

사진예술과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접목한 이번 전시회에 사진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이들이 편안하게 즐기기를 바란다. 입장료는 없고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사진기를 든 순례자들(Pilgrim with A Camera).

인생은 살아가는냐, 살아지느냐로 나뉘면서 시간을 가져간다. 그 시간을 베어내어 쉼 없이 셔터를 끊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기를 들고 거리에 서서 세상을 보는 순례자들(Pilgrim with A Camera).

거리에서 보는 세상은 때로 어둡고 때로 분방하고 때로 혼란스럽지만 절망할수록 더 끈을 놓지 않으려는 안간힘을 쓰게 한다. 그렇게 애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 것이 <사진집단 일우>가 하고자 하는 일이다. 모든 일은 연민에서 비롯된다고 믿는 선생의 사진처럼 함께 나눠온 제자들 또한 거부하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세상에 카메라를 들이댄 사진집 <7번국도>와 아시아의 상처를 보듬고 싶어 출발한 캄보디아 사진전도 매년 기획하고 있다. 자아와 성찰을 담은 <오체투지>에도 함께 하며 사람들의 삶이 살아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이민다. 부산의 물망골은 곧 재개발로 사라진다고 한다. 사라져서 세상에 없어질 물망골을 기록하기 위하여 <사진집단 일우>의 사람들은 더욱 바쁘다.

그 순례자로 첫걸음을 떼려는 사람들이 있다. 각자가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일을 하는 17기의 이번 전시회 또한 세상에 대한 소통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말걸기이다.

삶은 살아간다는 것은 아프다. 아프고 난 뒤에는 상처가 아무는 기쁨도 준다. 아픈 만큼 달리 보이는 세상의 한 귀퉁이에서 그 아픔과 상처를 내보여 위로를 받으려는 이들의 작은 전시가 세상을 순례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를 바라며 “날 것‘ 그 푸른 기운을 세상에 드러내어 본다.

신희지 기자  blueh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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