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방선거 ‘리턴매치’ 양상
늘 박빙으로 승부 가려지는 곳
지역구 국회의원 영향에 판가름

거창·합천 군수선거도 주목받아
산청은 무소속 출마여부에 관심

함양군청 전경.

6.1 지방선거 공천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거창·함양·산청·합천 4개 군의 군수 선거에서 함양이 가장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 성향 유권자들이 4개군 중 35%에 달하는데다 공천 파열음이 가장 심하게 나면서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과 비교해 지난 지방선거의 리턴매치가 펼치지는 양상인데다, 늘 박빙으로 승자가 가려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거창의 경우는 양동인 예비후보가 사퇴하면서 구인모-이홍기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구인모 예비후보를 이홍기 예비후보가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전·현직 군수의 대결이기도 한데,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구인모 예비후보가 이홍기 예비후보 보다는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물론 선거과정에서 역전이 이뤄지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에 이홍기 예비후보도 자신감을 갖고,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개시되면 상승세를 타고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산청은 공천 신청자 전원이 경선에 나서 1명이 선출돼 승부의 추가 기운 분위기다. 민주당 출마 후보자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무투표 당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무소속 출마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합천은 워낙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기에 ‘공천=당선’ 공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만 경쟁후보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본선에 올랐던 박중무 전 합천축협조합장은 공천 심사 과정의 불공정 문제를 제기하며 경선을 포기,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혔다. 배몽희 전 합천군의회 의장도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3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졌다. 선거구도에 따라 극심한 변화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반면 함양은 진병영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순식간에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 됐다. 국민의힘 후보는 5~6일 경선을 통해 서춘수 현 함양군수, 황태진 함양군의회 의장, 김한곤 전 청와대 행정관 3명 가운데 1명을 선출한다.

이에 진병영 후보는 3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무소속 출마의 결의를 다진 상태다. 진병영 예비후보 측은 경남도당 항의방문 등을 통해 공천배제의 부당함을 알리면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공천 배제 사유에 대해서는 일부 지역언론이 지난달 5일 당 분열과 함께 함양군 로컬푸드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 등이 허위사실공표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고발 주체가 누구인지 등 구체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없다.

서춘수 예비후보와 진병영 예비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각각 무소속과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대결한 데 이어 두 번째 맞붙게 됐다. 2018년 무소속이었던 서춘수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나서고, 진병영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위치가 바뀌었다.

함양의 경우 전통적으로 무소속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 공천이 마냥 유리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거대 양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시 김재웅 도의원이 승리했듯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이 선거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승자와 패자의 차이가 수백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도 함양 선거를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투표를 통해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셈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429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태호 국회의원이 정치적 영향력이 함양선거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으로 공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오는 2024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김태호 의원에게 함양군수 선거 결과가 힘을 실어줄 수도 있지만 자칫 지역 내 영향력에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과정에서 김태호 의원이 상대적으로 함양 선거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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