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수 경남문학관 관장

자연과 문화는 개념상으로 반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연은 문자 그대로 원래 생성된 그대로의 원시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문화는 자연에 인공을 가한 일종의 자연파괴 현상이다. 문화라는 말은 매우 복잡 다의한 개념으로 인간의 다양한 삶의 형태에 붙일 수 있는 용어이다.

그러나 도를 넘은 인간의 물질문명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생태계 파괴라는 무서운 재앙을 불러왔으며, 앞으로 더욱더 가속되어 인류멸망이라는 최후의 시나리오를 앞당겨 실현시키고 종국에는 지구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미래학자들에 의해 예측된바 있다.

남아메리카 콜롬비아의 원주민인 ‘아루아코족’은 해발 5000m의 고지대인 ‘시에라 네바다’에 거주하고 있는 인디오이다. 스페인의 남미 침탈에 의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잃고, 겨우 명맥만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의 삶속에 배어 있는 문화의 개념은 자연과 더불어 그 자연에 순응하면서 사는 인간본연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영혼의 지도자를 ‘마모’라고 부르며 자기를 형님, 우리를 아우라고 한다. 자연은 자신을 태어나게 한 어머니로서 물, 나무, 풀등 모든 생명체들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아우 즉, 우리 문명인들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자신들의 어머니를 죽이는 것과 같은 행위하고 생각한다.

그들은 영혼의 지도자인 ‘마모’로부터 영적인 게시를 받기위해 ‘깐꾸르’라는 마모 수련장에서 혹독한 수련을 받는다. 9년 동안 햇빛도 보지 않고, 소금을 먹지 않으면서 그들의 영적 어머니인 자연으로부터 받은 혜택에 대한 보답의식을 행한다. 일정의 봉헌의식인 ‘파가멘트’는 자연혜택에 대한 감사수련으로 인간과 자연과의 균형의식을 갖게 하는 영적수련인 것이다.

그들은 물질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도 만족할 줄 모르는 물욕에 사로잡힌 아우들을 경멸한다. 우리 인류가 영원히 존재해야 할 삶의 터전인 자연을 파괴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상향인 낙원을 잃었다고 개탄한다. 따라서 그들의 의식 속에 내재된 자연적인 삶에 대한 균형의식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한번 파괴된 자연의 재앙으로 수백 년에 걸쳐 이룩한 인류문명이 일순간에 소멸되는 것을 지난 역사가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지 않는가. 소위 지속 가능한 발전의 순환철도를 탈수 있는 지름길은 바로 자연과 문화의 절묘한 조화 속에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서부경남신문  webmaster@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