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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국제연극제 성공?’ 포장 벗겨낸 행정사무감사
  • 이영철·이은정 기자
  • 승인 2022.09.0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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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성공적인 개최 ‘자화자찬’
의회, 허술한 민낯 조목조목 질타

다른 지역도 2~3년 하다 실패 돌아가
‘개혁’이 ‘고집’으로 비춰질까 우려

제32회 거창국제연극제 개막식 모습. <사진: 거창군>

지난 7월 22일~8월 5일까지 개최된 제32회 거창국제연극제가 행정사무감사에서 난타 당했다. 거창군은 “4년 만에 치러진 행사에 1만5000여명이 관람하며 성황리에 개최됐다”고 자화자찬했으나, 군의원들은 성공으로 포장된 연극제의 허술한 민낯을 조목조목 짚으며 질타했다.

박수자 의원은 연극인들과 관객이 뒤로 밀리고 군수 등 지역 유지 중심의 개막식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개막식 단상의 주인공이 된 후진적 행태를 지적했고, 김홍섭 의원은 연극인이 부재한 조직 구성 등에서도 문제 제기했다. 개막식에만 2억원의 비용이 소요된 것에 대해서도 군의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개막식 관객 수에 대한 허상이 일부 드러나기도 했다. 거창군은 개막식 참석자를 3000명 정도로 추정했으나 당일 수승대 입장객 3945명의 80% 수치를 추산한 것으로 실질적인 개막식 관람객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재운 의원은 “3000명이 들어갈 자리나 있냐면서 700명 정도였던 것 같다. 연극제에 공무원들이 많이 보였다”고 말해 연극제 관객으로 공무원들이 동원됐음을 유추하게 했다. 거창군의 밝힌 1만5000명 관람객 수 자체가 어느 정도는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 허수가 적지 않았음이 지적된 것이었다.

조호경 거창군청 문화관광과장은 답변에서 “400명 정도가 단상에서 관람했다”고 밝혔다. 조 과장은 서부경남신문과 전화통화에서 “100석 정도는 일반 관객들이 거창문화재단 홈페이지 예매를 통해 참석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막식 당일 거창문화재단이 정리한 단상 좌석 수는 240명이었다. 이에 대해 조 과장은 “내빈들 명단을 별도로 정리한 것이고, 전체적으로는 400석 정도였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질의에서 11억원 예산의 행사인데도 입장 수익이 3300만원에 불과한 부분도 넘기지 않았다. 그간 연극제에서 입장 수익의 최대치가 3억원 정도였고, 일반적으로 1억원 이상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하면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마저도 공무원들이 구입한 관람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 관변 연극제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이번 거창국제연극제 행정사무감사는 의원들이 사전에 문제점을 잘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으로 인해 전체적인 질의 수준이 높았다. 다만 다소 초점을 벗어난 질문도 눈에 띄었다. 유명 연예인들을 초청해 팬클럽 유입을 통한 관객 수 증가 제안과 거창에 극단이 없다고 지적한 부분 등이다.

개막식에 유명 배우들을 초청하는 게 쉽지 않고 개막식 성격과도 맞지 않다는 점에서 무리한 제안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스타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을 선정해 관람객을 늘이자는 방향으로 본다면 향후 작품 선정 과정에서 고려할 부분이다.

거창을 대표하는 극단 입체가 지난 1983년 창단해 40년을 맞이했고,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연극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극단 부재 지적은 다소 뜬금없이 비쳐졌으나, 기존 극단들에 대한 지원과 연극 인프라 확장을 제시하는 의미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방안 제시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질타가 이어졌음에도 구인모 군수가 기존 연극제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을 생각을 나타내, 연극제 문제는 계속 진행형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구 군수는 재단의 독립적 운영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그럴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른 지역도 2~3년 정도 군청 중심 행사 준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다시 민간이 주도하는 형태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행사의 경우 다양한 형태로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관변연극제를 고수하겠다는 것은 구인모 군수의 연극제에 대한 ‘개혁’이 ‘고집’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영철·이은정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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