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이 6월 23일 개막되는 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한 솔로 퍼포먼스축제인 ‘아시아1인극제·거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극공연에 들어간다. 7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는 ‘거창국제연극제’가 15일간 개최된다. 두 연극제 모두 33회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또 ‘거창전국대학연극제’가 8월 7일부터 16일까지 10일간 열린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3개의 연극제가 개최되는 장소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아시아1인극제는 고제면 삼봉산문화예술학교, 거창국제연극제는 위천면 수승대, 거창전국대학연극제는 위천면 거창연극학교에서 각각 열린다.

각각의 축제를 놓고 봤을 때는 큰 문제가 거창군 전체의 틀에서 놓고 본다면 짜임새 있는 축제라기보다는 산만하고 어딘가 아쉬운 구석이 많다. 거창을 연극도시를 만들어 지역경제도 살리고, 연극의 문화산업화를 활성화하는 전략이 필요한데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전혀 그런 점들이 보이지 않는다.

서로 힘을 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려야 하는데 개별적인 연극축제에만 관심이 가 있으니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하다. 특히 여기에는 정책을 입안하고 제안하는 관계자들의 성향도 한 몫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3개의 축제의 개별적인 특징을 살리고 장점을 합하면 국내 최대의 연극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을 뻔히 알고 있지만, 공적인 마음보다는 사적인 마음이 아직도 더 강한 것 같다.

생각해보자.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한달간 3개의 연극제가 연이어서 동시에 개최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들 연극제의 공연작을 합한다면 작품만 해도 150~200편에 이르러 관람객도 행복한 고민과 즐거운 선택에 빠질 것이다. 세계적인 축제로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3개의 연극제가 서로 경쟁관계에 처하다보니깐 저절로 연극제의 질적 쇄신과 작품향상도 이루어진다. 거창군은 관 주도의 연극제가 아니라 민간에 과감히 이양하여 혁신적으로 연극제를 개편해야 할 것이다. 거창문화재단은 연극에 직접 뛰어들어서는 안 되고, 3개의 연극제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

아시아1인극제와 거창전국대학연극제 측은 동시에 축제가 열리는 것에 동의했다. 거창군의 결단만 남았을 뿐이다. 올해는 아쉽게 지나가지만 내년부터는 연극제가 바뀐 혁신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 지금은 통째로 판을 바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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