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이 요즘 연일 시끄럽다. 하루가 멀다 하고 호사가들의 입방에 오르내리고 있다. 거창군 한 공무원은 최근 복무교정 위반으로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실로 감사를 받았다. 근무태만과 업무소홀 등으로 인한 감사인데 총리실로부터 감사를 받은 건 이례적이라는 견해다.

또 거창군은 수의계약 입찰 과정에서도 특혜 의혹으로 논란이 일었다. 거창군이 마을상수도 청소와 관리를 위한 위탁관리업체를 선정하면서 군수의 친인척 회사와 퇴직 공무원이 임원으로 있는 회사가 낙찰을 받으면서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지난해 11월말 마을상수도 소규모급수시설 286개소를 위탁·관리하는 공고에 관내 3개 업체가 참여해 A건설과 B건설이 선정됐다. 사업비는 연간 3억2100만원으로 5년간 총 16억500만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1차 정량평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50점 기준에서 40점 이상을 얻어야 하는데 위탁관리업의 분별을 요구하는 ‘저수조 청소 실적’ 항목 10점이 빠진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뿐만 아니다. 5월 19일 공개된 경남도 감사에서 거창군이 3년 동안 6000만원에 달하는 업무추진비를 증빙서류와 사전승인 없이 집행한 것으로 드러나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또 군수와 부군수의 업무추진비 내역도 1년 넘게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창군 18개 부서는 2019년 8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주류판매를 주목적으로 하는 업종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면서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는 증빙서류를 구비하지 않거나, 건당 50만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면서 참석자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기재하지 않는 등 총 114건, 5932만원을 증빙서류 없이 부적정하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서경병원이 운영해 오던 거창군립노인요양병원이 적자를 면치 못하자 지난해 12월말 위탁종료를 선언하면서 4월 1일부터 5월 11일까지 민간에 위탁했는데 이 과정에서 손실보전금과 초기운영비 2억7000만원의 보조금 지원이 난항을 겪으면서 한달여 만에 손을 떼는 상황이 벌어졌다. 거창군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군 직영을 선언했다.

공직기강의 해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거창군은 공직기강이 무너진 사태에 대해 향후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견만 제시할 뿐 군민을 이해시킬 만한 강력한 조치와 대안은 없다.

거창군은 개혁과 반부패 법치주의에 근거해 비정상 관행을 정상화하는데 몰입해야 할 것이다. 공직사회도 부단한 자기계발에 나서 품위와 청렴성과 친절로 전문성을 끌어올려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해줄 것을 군민들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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