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호 산청 도배119 장식 운영.

제 닉네임이 ‘맨날 도전’입니다. 카페, 블로그 같은 에스엔에스(SNS) 활동을 하면서 만든 이 닉네임을 20년도 넘게 쓰고 있습니다. 저를 ‘맨날 도전’으로 소개할 때마다 스스로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성향을 잘 나타내고 있거든요.

지금까지 제 삶을 돌아보면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저는 뭔가 끊임없이 배우고 싶었고 남달리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형, 누나들의 지리책과 사회과부도를 즐겨 보았지요. 세계사를 배우면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했고요.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지구촌 저편 사람들이 사는 모습,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 생각들이 참 궁금했었죠. 점점 나이가 들면서 궁금증은 더 커졌고 배우고 싶은 분야가 한두 가지가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영어도 배우고 싶고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심지어 인도네시아어도 배우고 싶었습니다.

세상은 날마다 새롭고 신선한 호기심으로 다가왔습니다. 젊은 시절 바지 주머니에 영어단어장이나 회화책을 넣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비록 그 끝은 늘 흐지부지했지만 늘 꿈에 부풀어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지요. 가난한 집안의 막내로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그 후로는 말 그대로 ‘홀로서기’였습니다. 키는 비록 작았지만 별다른 신체적 핸디캡 없이 부모님께 건강한 몸 하나 물려받은 것에 감사했습니다. 스무 살부터 의지의 한국인으로 세상과 부딪혀가며 삶의 진로를 개척해나갔습니다.

공장에 다니며 주경야독해서 국가직 10급 공무원인 우체국 집배원이 되었고 3년 동안 코피 터져가며 우편배달 업무를 하였지요. 그러다가 더 나은 성장을 위해 새벽잠을 줄여가며 공부해서 9급 공무원으로 옮겼습니다. 그 후로 예쁜 아내와 아들딸도 얻고 내가 직접 설계한 그림 같은(?) 집을 짓고 행복하게 살고 있으며,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생각해보면 저의 인생은 그래도 끊임없는 우상향 그래프였습니다. 젊은 날의 방황이나 좌절 이런 것은 저에겐 사치였습니다. 스무 살 시절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무언가 일을 했으며 빈둥빈둥 놀아본 기억이 없습니다. 인생 자체가 ‘맨날 도전’이었으니까요. 저에게 이 ‘맨날 도전’이라는 단어가 바로 내 꿈을 잃어버리지 않고, 좌절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지금 이 나이에 어릴 적 꿈을 이루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어쩌면 꿈은 이루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꿈이 있기에 살아가게 되는 게 아닐까요. 꿈은 우리가 긍정적으로 사는데 필요한 촉매제이며, 유인책이며, 당근이기도 하지요. 얼마 전 책을 읽다가 ‘이키가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어 이키가이(いきがい)는 ‘삶의 목적, 삶의 보람, 사는 이유’ 이런 뜻입니다. 저의 ‘맨날 도전’이 바로 ‘이키가이’요, ‘꿈’인 것이지요.

지금 제 서재엔 수많은 영어, 일어, 중국어 기타 여러 언어를 배우기 위한 책들이 잔뜩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방 한켠에는 우쿨렐레, 트럼펫, 트럼본 등 여러 악기가 저의 고질병인 지적호기심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항시 대기 중입니다. 저의 ‘맨날 도전’은 아마 죽을 때까지 계속되리라고 봅니다. 도전이 멈추는 순간, 제 꿈도 멈추는 것이니까요.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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