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개막, 15일간 수승대 일원
10개국 54개 단체 총 82회 공연

독일·벨기에 기획작품 국내 초연
세계 최고 수준의 전통있는 공연

개막식, 날씨 변수 영향은 아쉬워
참가팀 적어지면서 경연작품 제외

거창문화재단이 13일 군청 상황실에서 올해로 33회를 맞는 거창국제연극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황국재 예술감독이 연극제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서부경남신문>

올해 거창국제연극제의 개막작은 베르디의 오페라 ‘춘희’(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로 정해졌다. 50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연극과 접목해 100여명이 출연해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음악극으로 다루게 된다.

거창문화재단은 13일 군청 상황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33회 거창국제연극제가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상상’이라는 슬로건으로 7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 15일간 수승대 및 거창군 일원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참가단체는 국내외 10개국 총 54개 단체로 초청공연과 프린지공연으로 82회 진행된다.

해외에서 독일의 전통 마임 아티스트, 벨기에의 전통 왕립인형극단 외에도 프랑스,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베트남, 몽골 등에서 9개국 10개 단체가 참가해 내실 있는 작품들로 연극제를 풍성하게 구성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참가하는 해외공연팀 가운데 전설적인 판토마임 아티스트인 마르셀 마르소의 제자이자 마르소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전 세계의 몇 안 되는 뛰어난 마임 아티스트인 독일 보덱커·네안더의 ‘데자뷔’와 300년 전통의 벨기에 왕립 인형극단 토네의 ‘삼총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초연공연이라 한껏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개막공연이 이루어지는 수승대 수변 특설무대는 개막공연 이후에도 연극제 기간 내 프린지무대로 활용해 공연자가 관객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나무숲 앞 공터에는 지붕이 있는 가설무대를 설치해 낮과 밤 프린지무대로 다양한 공연을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아울러 거창문화재단, 함양군, 계룡군, 화성시, (주)리히더스가 함께 공동제작한 쥬크박스 트롯 뮤지컬 ‘트리아웃’이 거창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 공연은 청춘들의 꿈을 향한 도전을 주제로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 격려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뮤지컬로 가수 요요미, 별사랑, 개그맨 안상태, 안일권 등이 참여해 관객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계획이다.

폐막작은 뮤지컬 갈라쇼로 꾸며지며 이지훈, 소냐, 김소현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해 지킬 앤 하이드, 오페라의 유령 등 유명 뮤지컬과 영화 속 장면들을 재조명하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한편 올해는 사전예매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6월 5일~23일까지 50% 할인된(5000원) 선착순 사전예매 진행으로 1050매의 좌석이 구매 완료됐다. 사전예매 교환티켓은 연극제 기간 중 21개의 유료공연 중 한 공연을 선택해 입장권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개막식, 수변공연 폭우 등 변수 고려 안해

올해 거창국제연극제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개막작이다. 무대 4500만원 등 총 1억2000여만원의 예산이 개막식에 쓰인다. 지난해는 무대 설치 위치로 인해 많은 관람객이 제대로 보지 못한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올해는 제방 바윗돌이 놓여진 정면으로 무대를 바라보게 했다. 거창문화재단은 측은 관람 가능인원을 최대 3000명으로 예상했다.

개막작은 1948년 1월 16일 우리나라 최초의 오페라 ‘춘희(라 트라비아타)’가 선정됐다.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사교계의 여인 비올레타와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사랑과 이별, 죽음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백 아가씨’가 원작이다. 거창문화재단은 50인조 오케스트라를 통해 작품을 재해석하며 자체 제작했다.

한여름 밤 수승대 위천천 수변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음악극은 날씨만 청명하게 맞아준다면 압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거창문화재단은 지난해 개막식만을 위한 무대설치는 예산 및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는 개막공연을 포함해 연극제 기간 15일 동안 공연무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날씨가 변수다. 수변무대는 원학동 월성계곡에서 발현된 물줄기가 수승대를 따라 내려오다 계곡 한 가운데 설치된 곳이라 장마가 계속되거나 국지성 폭우가 내릴 경우 공연자체를 포기해야 할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실제 33회 이어오는 국제연극제 기간 동안 개막식날 비가 오는 경우도 있었고, 공연 중간에 폭우가 내려 수변무대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었다.

이는 여름철 게릴라성 폭우와 장마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으로 오직 날씨만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거창국제연극제 측에서도 모험이기도 하다. 개막식이 취소될 경우 1억2000여만원의 예산이 물거품 될 수도 있다. 거창문화재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약 폭우가 내릴 경우 축제극장(537석)으로 옮겨 축소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젊은 연극인들의 산실 ‘경연참가’ 사라져

거창국제연극제가 지난해보다는 준비가 많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해외기획공연은 초청작품이 보강되면서 볼거리가 더 화려해지고 내실 있는 축제로 알차게 꾸려졌다.

그러나 거창국제연극제의 두 축을 지탱한 공식초청과 경연참가 가운데 경연참가작이 사라졌다는 것은 아쉬운 실정이다. 지난해 11억원(도비 3억·군비 8억)보다 올해 14억원(도비 5억·군비 9억)으로 예산은 대폭 늘어났지만 경연참가작이 사라지면서 젊은 연극배우들의 설자리가 사라진 것.

거창국제연극제 경연참가는 2002년(제14회 대회) 첫 시행하면서 대한민국 연극제에 크게 기여하면서 예비연극인들을 육성하며, 연극발전의 초석과 끊임없는 관객개발을 이끌어 왔다.

시상내용도 단체상과 개인상으로 구분해 키프트(KIFT·거창국제연극제 약자) 대상(2000만원) 금상(1000만원) 은상(500만원)을 수여했다. 개인상에는 키프트 연출상(200만원) 희곡상(200만원) 연기대상 남(400만원), 여(400만원) 시상금과 상장 및 트로피를 지급했다.

특히 수상단체는 다음해 공식초청참가 공연으로 초청되며,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에서 세계 초연작을 기획공연할 때 전속단체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거창문화재단은 “올해 일반경연착 참가를 모집했으나 4개팀 밖에 참가하지 않아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극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상금이 적어 제작비도 못 건지는 상황에서 참가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황국재 거창국제연극제 예술감독은 “지난해 우수공연팀의 1회 공연에 따른 아쉬움을 공연일정에 맞춰 여러 차례 공연을 추진하고, 먹거리와 볼거리 부재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계풍물관 체험장, 푸드트럭 및 세계음식관, 프리마켓 및 엘이디(LED) 포토존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지난해 미비했던 점을 대거 보완했다”고 밝혔다.

박상원 거창국제연극제 조직위원장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수승대에서 수준 높은 공연과 볼거리를 통해 거창국제연극제가 세계적인 야외공연 축제로 나아가고 있다”며 “연극인들의 교류와 젊은 연극인들의 유입으로 미래 방향성을 가진 거창국제연극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거창국제연극제만이 가진 야외무대의 장점을 최대로 살려 자연과 어우러진 무대연출로 지역축제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적인 공연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거창국제연극제 티켓구매는 연극제 홈페이지(kift.or.kr) 또는 군청 앞 티켓 부스(7월 3일~8월 10일, 매일 오후 3시~7시까지 운영)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연극제 개막일 전날(7월 27일)까지 티켓예매 시 20∼30% 사전 할인되며, 자세한 사항은 거창국제연극제 사무국(055-945-8455∼6)으로 문의.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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