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련 산청군 금서면 거주.

인생 후반기에 접어든 나는 어느 정도 잘 살았다는 생각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하고 싶은 걸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다이어트는 쉽지 않았다. 과체중인 이들의 한결같은 소망이기도 한 살과의 전쟁에서 성공하는 게 너무나 어렵다. 어느 순간 먹는 거 하나도 통제하지 못하나 하는 생각에 슬프고 화가 날 때가 있었다. 대부분은 그냥 맛나게 먹고 즐겁게 잘살자는 식으로 살아왔지만 말이다.

일찍 성공한 자청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청년이 쓴 ‘역행자’라는 책이 있다. 제목이 맘에 들지 않아 읽지 않았다가 계속 베스트셀러 추천도서에 올라와서 읽어봤다. 책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소자본 온라인창업, 마케팅 자동화 등으로 돈을 버는 내용이다. 95퍼센트의 인간은 타고난 유전자와 본성의 꼭두각시로 불행하게 살아가는 ‘순리자’이나 5퍼센트의 인간은 다르다. 이들은 타고난 유전자의 본성을 역행해 돈, 시간, 운명으로부터 자유를 얻고 행복을 쟁취하는 ‘역행자’라고 자청은 말한다.

책을 다 읽고 난 느낌을 한 줄로 정의하면 ‘어떤 일이든 한 가지를 하려면 그에 관한 책을 20권을 읽고 시작하라’였다. 그렇다면 나는 다이어트 책을 20권 읽겠다고 다짐하고 검색했다. 그중에 하비 다이아몬드가 쓴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 계속해서 추천 도서 50권 정도를 읽었고 ‘자연식물식이 답이다’는 결론을 얻었다. 책을 읽어가는 도중에 잘못된 상식과 고정관념이 깨졌고 마케팅 상술에 속지 않는 방법을 알았다.

아프리카에는 아직도 굶어 죽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도 전 세계 식량의 80%가 소와 돼지 등 가축이 먹을 식량이란다. 그 많은 식량을 먹고 또 배출하는 탄소는 얼마나 많은지 앞으로 물려줄 후대 자손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의사가 환자를 돈으로 보는 시대는 오래되었다. 현대의 만성질병은 의사가 고치지 못한다. 우리 몸의 시스템을 믿고 환자 본인이 고쳐야 한다는 것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자연식물식은 삶고 굽고 하는 방식이 아닌 살아있는 자연 그대로 과일, 채소를 많이 먹는 방식이다. 기존의 밥하고 국 끓이고 반찬 만드는 일은 없어지고 특히 내가 좋아하는 과일을 맘껏 먹으면 된다. 단 과일은 식전 공복에 먹는 게 좋다. 식후 디저트로 먹는 과일은 독이다.

요즘 사람들은 모두가 다 개인적으로 건강관리에는 달인이다. 그렇게 과일을 많이 먹으면 당이 오르고 당뇨에 걸린다고 다들 걱정했다. 나 또한 믿고 먹었지만 살짝 걱정은 되었다. 3개월이 지나고 건강검진을 했다. 지난 검진 때 당화혈색소가 5.7이었는데 이번에는 5.4로 낮아졌다. 과일이 당을 올리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자연식물식을 시작한 동시에 먹고 있던 고지혈증약을 끊고 건강기능식품도 골고루 챙겨 먹던 것을 모두 쓰레기통에 던졌다.

예전에 했던 모든 다이어트는 끝남과 동시에 요요가 왔었다. 이번에는 배고프지 않게 다이어트를 했고 아직 요요도 없다. 꽉 끼는 옷들이 쑥 들어가니 기분은 얼마나 좋은지 빙그레 웃음 짓는다.

자청씨 고마워요!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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