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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향교 550주년, 역사와 전통 지키며 시대 앞서겠다”

신동국여지승람과 김종직 기록
함양 3개면과 거창 3개면 관할

유교아카데미 최우수기관 표창
성균관의 ‘사서삼경’ 최다 구입

변화의 중심에 김경두 전교 자리
성균관유도회총본부서 표창 받아

김경두 안의향교 전교가 취임식에서 “역사와 전통을 지키며 시대를 앞서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함양군 3개면과 거창군 3개면을 관할하는 안의향교는 올해로 550주년을 맞이한다. <사진: 안의향교>

안의향교가 올해로 창건 550주년을 맞이한다. 향교의 설립시기가 없는 곳이 많은데 안의향교의 역사는 신동국여지승람과 김종직 선생의 문집에 1473년(성종4) 가을 8월에 창건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안의향교는 함양군 안의면, 서하면, 서상면과 거창군 마리면, 위천면, 북상면을 관할하고 있다. 이 일대를 포함해 조선시대 안의(안음)는 ‘안의현’으로 통했다. 자연환경도 뛰어난 덕에 인구도 넉넉했고 학식이 뛰어난 인물이 많이 배출됐다. 영남학파의 거두 일두 정여창과 실학의 대가 연암 박지원이 모두 안의 현감 출신이다. 거창이 내세우는 대표적 충신인 동계 정온 선생도 안음현이 고향이다.

안의향교는 올해 550주년을 맞아 8월 26일 기념비 제막행사를 갖는다. 창건 600주년에 해야 할 사업이기도 하지만, 50년 후에 안의향교가 지금처럼 잘 버티고 있을까 하는 우려에서 앞당겨 기념비를 세우는 것이라는 말에 숙연해진다. 청년 유사들을 배출해 전통과 역사를 이어야 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이다.

안의향교는 전국 234개 향교와 700개 서원 가운데 사서삼경(논어·맹자·대학·중용)을 한권으로 정리한 신간도서를 가장 많이 구입해 성균관으로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면 단위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유교아카데미를 충실하게 교육한 공로로 성균관으로부터 2021년 1월 최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올해도 45명이 수료할 계획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김경두 안의향교 전교가 자리하고 있다. 김 전교는 지난해 11월 성균관유도회 안의지부 회장을 맡으면서 성균관유도회총본부가 선정한 2명 가운데 1명으로 뽑혀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올해 5월 안의향교 전교에 취임했다.

김경두 전교는 함양군청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하고, 제6대 함양군의원, 안의향교 수석총무장의, 성균관유도회 안의지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향교가 바뀌기 위해서는 먼저 변해야 한다면서 혁신하고, 실천에 동참하고, 젊은 후속세대를 육성해야 유림들의 전통문화를 계승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김 전교와의 일문일답.

- 안의향교가 올해로 창건 550주년을 맞이합니다. 이 근방에서 유래를 알 수 있는 유일한 기록인데 어떻게 찾으셨습니까.

“향교는 유학을 국시로 삼았던 조선왕조에 교육기능과 제향기능으로 1읍 1교의 원칙에 의해 세워졌으나 많은 향교가 정확하게 몇 년도에 누가 창건하였는지 기록이 애매한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안의향교는 신동국여지승람 제31권 안음현 편에 1473년(성종 4년) 8월에 현감 최영이 현 북쪽으로 3리쯤 되는 후암사(厚巖寺) 옛 터에 지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종직(1431~1492) 선생의 문집에도 안의향교 창건기가 소상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에 안의향교 550주년 기념행사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올해 연암문화제 일정에 맞춰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안의향교와 봄날센터 일원에서 고유제를 시작으로 기념비 제막, 학술대회, 서화서예체험 등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안의향교에는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으며 초하루·보름에 분향을 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성전·명륜당·재천루·제기고·회우재·내삼문 등이 있으며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26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지금도 거창군 마리면·위천면·북상면에 거주하는 유림들은 거창향교가 아니라 안의향교로 와서 제를 지내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안의가 고유지명을 갖게 된 것은 757년 신라 경덕왕 때 마리현이었으나 이안현으로 고쳐 천령군 속현으로 만들었고, 여선이라 고쳐 거창군 속현으로 만든 기록이 있습니다. 고려시대 공양왕 때 감음(感陰·현 거창군 위천면)에 이속되었으며 감무를 두었습니다. 이어 조선시대 1417년 감음현을 안음현으로 개칭하고, 현감을 두고 현청을 안의지방으로 이전했습니다.

안음현은 1728년(영조4) 정희량의 난으로 함양과 거창으로 나누어 복속시켰다가, 1736년 복현됐습니다. 1767년 안음을 안의로 고쳐 안의현으로 됐고, 1895년(고종22) 안의군으로 승격됐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14년 3월 1일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안의군이 폐지되면서 7개면은 함양군으로, 5개면은 거창군으로 편입됐습니다.

지금의 거창군 마리면·위천면·북상면이 당시 거창군으로 편입된 지역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거창군 3개면의 유림들은 거창향교로 나가지 않고, 안의향교로 오는 이유입니다.

안의면은 한때 인구 2만명에 근접하고, 진주나 부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안내원들을이 ‘안의-거창’ 하던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했습니다. 안의는 덕유산 자락을 중심으로 군세(郡勢)를 자랑한 지역이나 일부는 함양에, 일부는 거창에는 편입된 안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거창현에 변란이 있을 때는 거창이 안음현으로 이속된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안의향교는 550년 동안 옛 안음현을 경계로 공부자와 성현을 모셔왔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600여년이라는 깊은 뿌리를 쉽게 뽑아 낼 수는 없어 그 전통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경두 전교가 지난해 11월 성균관유도회 안의지부 회장으로 재직 당시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최영갑 회장으로부터 유림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장을 수여받고 있는 모습. 전국 2명 가운데 1명으로 뽑혀 표창패를 받았다. <사진: 안의향교>

- 안의향교 유교아카데미 강좌가 성균관에서 최우수기관표창을 받는등 활동이 왕성 합니다. 유교아카데미 강좌 내용이 궁금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 사업단으로 예산을 지원하여 전국의 향교, 서원을 대상으로 운영계획을 받아 유교아카데미 30개소(향교 24개, 서원 6개)와 청소년인성교육 20개소(향교 14개, 서원 6개)를 선정하여 4억5000만원의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건전한 유교문화 보급과 활성화를 위하여 향교·서원의 문화유산을 활용하여 인문학을 진흥하고, 선비정신을 함양하는 교육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서양의 문·사·철을 학습하고, 지역주민에게 향교를 국민소통과 공감의 장으로 제공하며 열린 유교, 쉬운 유교, 재미있는 유교를 지향하여 대중적 이미지 제고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안의향교는 2018·2019년 연달아 신청하였으나 면 지역이라 선정되지 못하다가 2019년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확진자로 인해 대도시 부근의 향교가 유교아카데미를 포기하면서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적은 안의향교에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성균관은 안의향교 교육시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강의실·빔프로젝트·음향 등 완벽한 시설이 갖추어진 충효교육관을 보고 ‘산골 면단위 향교에서 이렇게 완벽한 시설에 놀랐다. 운영을 잘 해주기 바란다’며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었습니다.

유교아카데미의 강좌내용은 전문강좌 12회, 교양강좌 12회 등 총 24회 강좌가 매주 화·금요일 오전 9시에 시작해 낮 12시 30분에 수업을 마칩니다. 전문강좌는 유교부문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대학교 교수 출신이 중심이 되어 강의를 진행하고, 교양강좌는 유교와 관련된 교양·건강·전래놀이·국제관계 등을 강의합니다. 수강생은 지금까지 평균 45~50명 수준이며 올해 수료예상 인원은 약 45명입니다.

특히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 사업단에서는 안의향교가 유교아카데미와 청소년 인성교육을 완벽하게 추진한 공로로 2021년 1월 최우수기관 표창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표창장은 임영선 성균관 부관장님이 성균관장님을 대신하여 신왕용 전교님에게 수여했습니다.”

- 안의향교가 전국 234개 향교와 700개의 서원 가운데 논어·대학·맹자·중용 ‘사서(四書)’를 한권으로 정리한 신간도서를 가장 많이 구입해 화재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성균관도 깜짝 놀랐다고 하는데 유림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불교에는 불경이, 기독교에는 성경이 있습니다. 유교에는 사서삼경(四書三經) 이라고 하는 많은 경전이 있지만 일반 대중과 학생들이 읽기에는 불편하고 어려운 점이 많아 좀 더 쉽게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접근하여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만든 책으로 활자도 크게 가죽 케이스에 지퍼를 달았습니다.

안의와 같은 산골에서는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 인터넷으로 좋은 책을 주문하여 구입하고 대도시의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성균관에서 이런 좋은 책을 만들었다고 하니 한권구입으로 사서 4권을 구입하는데 누가 싫어하겠나요? 지방자치단체장, 의회의원들도 구입하여 힘을 보태주니 많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약 170권 정도 구입하였습니다.”

안의향교 민선8기 선출직 공직자 수관고유례 봉행 모습. <사진: 안의향교>

- 전교님께서는 유교아카데미 뿐만 아니라 향교·서원 문화관광 운영활성화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향교·서원활용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으나, 한 가지가 부족하여 신청을 못하고 있습니다. 청년유사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안의향교와 같이 함양군·거창군 2개 자치단체를 안고, 옛 ‘안의삼동(安義三洞)’을 안내하고 홍보하면 우리나라 어떤 지역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화림동의 농월정·동호정·거연정의 누각문화와 선비탐방로, 심진동의 아름다운 계곡과 용추폭포, 원학동의 수승대·구연서원·정온 고택 등을 향우들과 고향의 유림들에게 연결해 시골의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도록 하며, 그 중심역할을 안의향교가 하고 싶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할 청년유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 안의향교 전교를 맡으면서 감명 받은 일이나 꼭 해내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안의향교 창건 55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 추진하면서 지원받은 예산이 부족하여 기념비 건립예산 800만원 정도를 모금하기로 하였습니다. 모금을 시작하니, 처음 계획했던 금액보다 약 3배가 많은 2300만원이 통장에 입금되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고 감동 받았습니다. 아! 안의향교, 안의유림, 죽지 않았구나. 안의향교의 미래는 밝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동참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전교 임기 중에 충효교육관에 유교인문학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단체를 만들어 향교발전과 지역 유림, 주민의 인문학 소양을 높여나가고 싶은 것이 바램입니다.”

- 안의향교의 발전을 위해 유림들과 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유학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사람이 중심이 된다는 것이며, 사람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통해야 하며, 소통하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야 합니다. 한마디로 유학에 대한 관심과 참여입니다. 향교에서 하는 각종 행사 교육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야 합니다.

향교에서도 먼저 변해야 합니다. 심통 맞은 꼰대가 아니고 품위 있는 어른으로, 자애로운 이웃집 할아버지로 바뀌어 보면 어떨런지요. 역사와 전통을 지키면서 시대를 앞서가는 안의향교가 되고 싶습니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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