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농막은 현행법상 농자재를 보관하거나 농작업 중 일시 휴식을 위해 농지위에 설치하는 시설이다. 연면적 20㎡(6평) 이하의 가설 건축물로 현행법상 주거는 불가하나, 실제로는 농업과 무관하게 쓰이는 농막이 상당한 게 현실이다. 불법 전용·증축하거나 숙박시설로 쓰이거나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

농막을 본래 목적대로 쓰이도록 규제하자는 주장과 농촌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자는 의견이 팽팽하다. 농막논란에 불이 붙은 건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다. 최근 농식품부는 농막이 농막답게 사용되도록 관련법령 개정 추진을 입법예고했다가 “사람 한명이 귀한 농촌에서 농막규제가 웬 말이냐”는 반대여론에 밀려 한달여 만에 철회했다. 농지보전과 농촌활성화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그동안 주거와 일시휴식의 경계가 불명확했는데 개정안은 주거기준을 구체화한 것이 핵심이다. 농막이 농지위에 들어설 수 있는 이유는 농막이 농작업에 필요한 부속시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농작업과 무관한 농막단지를 만들어 분양하는 일이 횡행하고 실제 농막을 세컨드 하우스로 인식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보니 농막개정법안에 대해 주말농부, 취미농 등 도시민을 중심으로 ‘농막에서 잠을 못자게 됐다. 5도2촌의 꿈이 사라졌다’ 등 반발이 컸다. 도시민들 사이에 그간 ‘농막은 로망’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농막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있었다.

주말을 농촌에서 보내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농막보유는 이제 하나의 사회현상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모두 농지불법전용에 해당하는데 농촌활성화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이련 제약을 풀어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실정이다. 농막은 허가가 필요 없고 건축규제에서 자유로워 자재비가 적게 드는 간편성 때문에 농막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역사회 입장에서 농막은 농촌에 대한 관심제고 등 순기능이 없지 않으나 농지훼손과 농촌경관을 해치는 행위는 단속해야 한다. 문제는 토지브로커 등 투기를 일삼는 사람들이 허가가 필요 없는 점을 악용하여 농지의 체계적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린벨트처럼 강력한 규제에도 공무원은 8시간 연구하지만, 브로커는 24시간 연구한다는 말로 단속을 비웃던 전례가 있는 만큼 정책당국의 솔로몬과 같은 지혜가 요구되는 때이다. 무릇 제도는 시대상에 부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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