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케이불카를 둘러싸고 경남 산청·함양, 전남 구례, 전북 남원이 다시 시끄럽다. 지리산은 연일 케이블카, 산악열차, 모노레일, 골프장건설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환경부는 지리산케이블카 설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추진되면서 지리산도 덩달아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자체는 케이블카를 도깨비방망이로 여기는 듯 하다.

2017년 중단된 지리산케이블카에 불을 지핀 건 지난 4월 “지리산케이블카는 주민숙원사업이다”고 운운한 박완수 경남지사다. 산청군이 지난 6월 재빠르게 환경부에 지리산케이블카 설치사업과 관련한 공원계획변경안을 제출했다. 산청군은 2029년까지 총사업비 1179억을 투입해 시천면 중산리에서 장터목 인근 3.15㎞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할 계획이다.

산청군이 단독 신청하자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했던 함양군도 부랴부랴 서두르고 있다. 아직 구간을 확정하지 못하고 마천면 백무동 또는 추성리에서 출발해 천왕봉 인근까지 단독 노선을 추진하겠다는 상태로 설치구간 결정이 선결과제다.

환경부 입장은 ‘지리산케이블카가 들어서도 상부정류장에서 등산로와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자체의 입장은 케이블카가 일단 설치되면 케이블 설치목적이 무엇이냐는 민원에 의해 등산로와 연계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구례군은 산동면 지리산 온천지구~상삼재 노선에 대해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용역연구결과를 토대로 오는 11월께 환경부에 국립공원 변경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북 남원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지리산산악열차를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장들은 어느 지역이나 관광인구 팍팍 늘고 마른 장작 불붙듯 경제가 살아나 두고두고 잘살 수 있다며 케이블카 설치에 나서고 있다. 주민들은 찬성과 반대로 나눠져 있다. 지자체들이 지리산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자 환경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지리산케이블카는 결코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정부에서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환경부가 수십년간 케이블카 설치 신청을 여러 차례 반려한 가장 큰 이유가 케이블카가 공익성도 부족하고, 또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한 지리산은 있는 그대로일 때 가장 아름다운데 확실치도 않은 눈앞의 돈 몇 푼 때문에 철탑을 세우고 전기소음을 내는 등 생태계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환경부는 훗날 민원을 생각하여 처음부터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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