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호 산청 도배119 장식 운영.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하여 모든 행사가 올 스톱 되다시피 하다가 그 족쇄가 풀리기 무섭게 길거리 곳곳에 각종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시선을 끈다. 산청군민으로서 우리 고장에서 매년 열리는 한방약초축제나 인근 도시의 여러 축제에 가보지만 우리나라의 축제장 분위기는 거의 오십보백보다. 전국에서 모여든 축제장 전문 상인들의 야시장, 음식점들이 어딜 가나 똑같고 거기서 들려오는 바가지요금 이야기는 비단 어제오늘이 아니다. 지자체에서는 방문객을 늘리고 축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이런 야시장을 개설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할 것이다.

우리 산청의 대표 축제인 한방약초축제는 그 정체성이 뚜렷하다고 보지만 타 지역의 비슷한 축제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본다. 대구의 한방약령시문화축제, 함양산삼축제, 하동야생차축제 등 지역의 특산물을 상징하는 이러한 축제들이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지역 특산물을 부각시켜 지역 경제를 살려보고자 하는 지자체의 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솔직히 천편일률적인 이런 축제에 이젠 좀 식상하다는 생각이다. 부연하자면 고정 축제 외에도 지자체 예산으로 거액의 개런티를 주고 유명 가수들을 섭외하여(주로 트로트 가수 일색이다) 매년 여러 차례 무슨무슨 음악회라는 명목으로 행사를 개최한다. 지방에서 이런 가수들을 보고 싶어 하는 계층도 있겠지만, 야간 쇼 무대와 불꽃놀이 등 이런 모습이 너무 천편일률적이지 않나. 행사 뛰는 가수들만 노났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무척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웃 거창군의 거창국제연극제, 통영시의 통영국제음악제 같은 순수 명품 예술문화행사를 우리 산청에서도 기획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산청처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고장에서 이젠 너무 통속적인 행사만 할 것이 아니라 국제합창제, 국제성악축제, 미술축제, 청소년음악제 등을 통해 인재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든지 최근 우리 산청군 탁구단이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데 착안하여 전국 단위 각종 스포츠대회를 유치하는 것도 산청을 알리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스포츠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패러글라이딩대회, 지리산등반대회, 국제클라이밍대회, 드론경진대회, 전국 스케이트보드대회, 전국 래프팅대회 등 기획하기 나름이다.

위에 열거한 예술, 스포츠 행사를 매년 고정적으로 개최하여 전통을 만들려면 이에 맞는 기반 시설 즉 행사장 등을 국제 규격에 맞게 확충하여 전국에서 이런 문화행사를 기꺼이 찾아와서 향유하려는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전국 단위 방문객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행정적 시야를 가지고 지속적인 행사를 기획할 수 있는 전문 인력도 확보해야 한다.

물론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예산 확보도 쉽지 않을까. 인구감소만 걱정할 게 아니라 일본의 소도시들이 매년 마츠리 축제로 유명세를 알리듯이 우리 산청도 명품 행사로 작지만 강한 ‘강소도시’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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