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이 많아 썩어 나자빠졌나?” 함양시가지는 공사장으로 변한지 오래다. 지난해 전선 지하매설작업으로 시작된 함양읍내 간선도로는 지금도 차도를 줄이고 인도확장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람은 줄고 차량은 늘어나고 있어 차도(車道)를 넓혀 나가야 할 상황에서, 차도를 줄이고 인도(人道)는 넓히는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머지않아 다시 차도는 넓히고, 인도를 줄이는 공사를 할 것이라며 근시안적인 행정을 지적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함양읍에는 비어있는 공공건물이 즐비하다. 한들주차장에 2동. 한주아파트입구 구 함양읍 파출소 건물 1동,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된 인당에 2동, 함양읍 용평에 5층의 대형건물 1동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용평 5층 건물은 지나다니는 주민들이 군청이나 읍사무소가 옮겨와도 되겠다고 말할 정도의 큰 규모다. 이 같은 건물들을 건립할 때는 용도가 있었을 터인데 오랜 기간 비어두고 있으니 말들이 많다. 건물을 비어둘 바에야 처음부터 예산절약차원에서 짓지 않았어야 한다. 용도도 없는 건물만 짓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지자체의 예산낭비와 불필요한 행정을 감시·견제하라고 뽑은 군의원들은 꿀 먹은 벙어리행세를 한다. 함양군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원 한명 제대로 찾기 힘들다.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들은 선량한 청지기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함양군이 2018년 이후 도시재생사업 정부 공모 7관왕을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없어도 되는 건물이나 짓고, 차도를 줄이고 인도를 넓히는 것이 도시재생사업이라면 안하는 것이 낫다.

용평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제일약국 건너편 시장통로는 상하 양방향에서 하향 일방통로로 바뀌었다. 시장 접근성을 어렵게 하였다. 상향하면 바로 거긴데 묵직한 물건을 구매한 사람은 주차장까지 들고 가든지 물건을 도로변에 물건을 두고 빙 둘러 차를 가져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시장은 어깨 부딪치며 붐비는 사람들이 서로 양보하며 오가는 인간냄새가 풀풀 나는 훈훈한 삶의 현장이다. 농사로 손등이 거칠어진 투박한 손으로 푸성귀를 한 움큼 집어주는 모습에 가슴이 훈훈해지고 마음이 촉촉이 젖어드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정감 가는 함양장터가 도시활력사업인지, 시장침체사업인지 뭐가 뭔지도 모르는 도시재생 사업이라는 명목의 공사로 망가지고 있다고 불만이다. 사람들은 접근이 불편한 재래시장보다 주차가 용이한 대형마트로 향한다.

진병영 함양군수는 도시재생사업 시행으로 기초생활 인프라가 확충되고, 군민의 삶의 질이 대폭 향상될 것이라 자랑하는데 장터의 현장을 알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장날 현장을 둘러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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