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영 시인.

아침 해가 솟으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새벽부터 까마귀들이 까~아악 깍깍 떼로 모여든다. 마을 어귀 쓰레기장에 까마귀가 잔치를 벌인다.

종량제봉투에 음식물을 담아서 버리면 쓰레기장은 음식물 찌꺼기로 온통 지저분해진다. 국물이 흐르고 봉투는 찢어지고 내용물은 까마귀가 잔치를 벌이는 통에 길거리와 도로 주변에 흩어져 아수라장이 된다. 까마귀 소동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불길한 예감을 쫓으려고 퉤퉤 마른침을 뱉는다. 아파트나 시내 중심가에는 음식물 전용 수거 용기를 두고 뚜껑을 닫아 보관한다. 하지만 시골이나 유원지 입구에는 음식물 쓰레기통은 없고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린다. 버리는 즉시 배고픈 들개, 들고양이, 너구리, 오소리가 1차로 먹고, 까마귀, 까치 같은 새들이 2차로, 벌레들이 3차로 먹어 치운다. 국물은 흐르고 음식물은 흩어지고 봉투는 찢어져서 널려있다. 파리, 모기가 날아다니고 고약한 냄새는 온 마을에 진동한다. 음식점이나 숙박 민박 업소, 유원지 피서객 텐트족 캠핑카 가족들은 음식물 종량제를 사용하여버린다. 무더운 여름철 그냥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음식물을 함부로 버려 보기 싫고 냄새가 진동하고 미관상이나 위생에 취약하니 마을마다 특단의 조치가 시급한 사항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는 분리수거통이 꼭 필요하다. 음식물도 부담 없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 분리된 음식물은 가축 사료와 퇴비를 만들어 작물을 기르고, 자연으로 순환하는 과정을 이루어 가야 할 것이다. 음식물 분리수거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일류 견과류의 딱딱한 껍질과 귤, 수박, 망고, 곡식류와 왕겨는 일반쓰레기로 버린다. 소, 돼지, 오리 등의 털과 뼈다귀도 일반쓰레기에 버린다. 김치, 간장, 고추장 등 소금기가 많은 것은 씻어서 배출한다. 위와 같이 신경 써서 음식물을 분리 배출하면 얼마든지 자원화하고 재활용할 수 있다.

음식물과 일반쓰레기를 혼합하여 배출하면 1회에 10만원씩, 2회째 적발되면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구 환경이나 위생 생활을 위해서 음식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배출을 생활화해야겠다. 음식물 쓰레기를 제대로 잘 처리하려면 그날 먹을 음식은 남기지 않도록 양을 조절하여 만든다. 농촌에서는 어쩔 수 없이 소량의 음식 쓰레기가 발생하면 자체 처리한다. 나무 밑이나 논밭에 구덩이를 파서 흙으로 덮고 풀을 베어 덮어서 거름으로 사용한다. 음식점이나 야영장 캠핑장에는 전용 수거통을 두고 사용하면 주변이 깨끗해질 것이다. 음식물 종량제 봉투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득이한 경우라면 수거 일자를 지정하여 방송을 하거나 종을 쳐서 즉시 수거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오후에는 까마귀가 생선대가리를 물고 심 봤다며 깍깍거리다 떨어뜨렸다. 들고양이와 길고양이 싸우다가 뼈다귀 하나 물고 잡초밭으로 숨는다. 귀신같은 까마귀는 음식 냄새를 맡았는지 나무 위에서 동료를 부른다. 깍깍깍, 어서 와서 잔칫날 신나게 놀아 보자고. 오늘도 까마귀가 울면 음식 냄새는 코를 찌르고 파리떼가 왕왕거리는 도로변 쓰레기장을 피해서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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