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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장관 “거창구치소는 민주주의 가치를 보여준 곳”거창구치소 개청 500여명 참가

국내 영월교도소 이어 두 번째로
자치처우 전담 교정시설로 운영
수용자에게 폭 넓은 자치권 부여

6년 갈등 끝에 400명 규모 개청
구치소·법원·검찰 법조타운 운영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8일 오전 11시 열린 거창구치소 개청식에서 관서 '기(旗)'를 전달하고 있다. 이날 개청식에서는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 김성훈 창원지방검찰청장, 최만림 경남도 행정부지사, 구인모 거창군수, 교정위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한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거창구치소 개청식에 참석하기 위해 거창을 방문했다.

법무부는 18일 한동훈 법무부장관,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 김성훈 창원지방검찰청장, 최만림 경남도 행정부지사, 구인모 거창군수, 혜일 합천해인사 주지, 김병국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장, 이수창 창원지방검찰청 거창지청장, 박호서 대구지방교정청장, 김찬우 거창구치소장, 임영인 거창경찰서장, 박수자 거창군의회 부의장·의원, 최순탁 거창구치소 교정협의회장, 이홍기 거창구치소 정책자문위원장, 거창·함양·산청·합천 교정위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청식 행사를 열었다.

특히 8분가량 진행된 한 장관의 기념사는 간결명료하면서도 거창 지역의 구석구석과 거창구치소가 개청하기까지 함께 한 사람들을 열거해 깊은 인상을 던졌다. 함께 한 기자단은 “최근 몇 년 동안 들은 연설문 중에서 가장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짚어 깊은 울림을 던졌다”고 했다.

또 한 장관의 첫 거창 방문에는 한동훈 장관 팬클럽 등이 1시간 전부터 함께했고, 행사를 시작하면서 마칠 때까지 사진을 찍기 위해 모여든 인파로 연예인을 방불케 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8일 거창구치소 개청식에 법무부 직원들과 함께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거창구치소는 거창군·읍 성산길 213-5 일원 부지 16만818㎡(4만8647평)에 건물연면적 1만9844㎡(6002평) 규모로 총 1310억원(국비 1131억원, 지방비 17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2015년 11월 공사를 착공해 올해 1월 8일 준공했다.

재소자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음주, 과실사범, 경제사범 등 우량수용자의 S1(개방처우급)·S2(완화경비처우급) 남여 경범죄자들이 선정돼 수용된다. 구치소 완공에 이어 2단계로 준법지원센터와 3단계로 거창지원·거창지청 등 총 15개의 건물동이 들어서게 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교정시설을 새로 설치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법무부가 하는 일 중에서 가장 해내기 어려운 일이 구치소를 짓는 일이 아닌가 한다”며 “그러나 거창은 달랐다. 오늘 개청이 특별히 감동적인 것은 (주민투표를 통해) 거창 주민들께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여주셨다는 점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 장관은 “(구치소를) 찬성하는 입장도 반대하는 입장도 모두가 이해가 된다. 자신과 가족의 삶의 터전이기에 평행선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오랫동안 반목과 갈등이 있었고, 상처 입은 사람도 많았지만 거창은 상호존중하면서 통합의 정신으로 이뤄냈다”고 밝혔다.

최만림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거창법조타운의 첫 단계인 거창구치소가 완공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경남도의 중재로 5자 협의체(원안추진 찬성측 대표, 반대측 대표, 거창군수, 군의회 의장, 법무부)가 갈등관리의 모범사례로 이뤄낸 곳”이라며 “앞으로도 거창이 서부경남 법조의 중심이 되어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거창구치소는 군민들에게는 단순한 교정시설이 아니라 슬픔과 기쁨, 갈등과 타협, 용기와 결단, 애환이 스며있는 역사적 현장”이라며 “이러한 거창구치소가 앞으로 거창군민들로부터 사랑받은 구치소로 운영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하며 주민투표 결단까지 어려웠던 과정을 설명했다.

거창구치소 개청식에서 참가자들이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거창구치소 조성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창구치소 신축사업은 2011년 2월 거창법조타운 유치위원회가 결성되면서 단계적 사업으로 2015년 11월 공사가 착공됐으나. 구치소 위치가 학교·주택과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주민들은 ‘학교앞교소도반대 범거창군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구치소 위치 이전을 요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2014년 10월 거창군의 전체 17개 초등학교(2989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초등학생 1300여명이 5일간 무더기 ‘등교거부’ 사태가 이어지면서 찬반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고,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거창군은 2017년 11월 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해 구치소 이전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거창구치소 문제는 2016년 4월 거창군수 재선거와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최대 쟁점이 되면서 2018년 11월 경남도가 중재에 나서 법무부가 참여하는 ‘5자 협의체’가 구성됐다.

거창구치소 위치를 주민투표로 결정하기로 하면서 처음에는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2019년 10월 ‘주민투표’로 결정되면서 6년 간 지역주민들의 갈등은 해소됐다.

주민투표는 거창군 투표청구권자 5만3186명 가운데 현재 장소 추진 찬성 64.75%(1만8041명), 거창 내 이전 찬성 35.24%(9820명)로 집계되면서 현 위치에 거창구치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거창구치소는 교도관들의 감시를 줄이고, 수용자들에게 폭넓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국내에서 영월교도소에 이어 두 번째로 자치처우 전담 교정시설로 지정돼 모범수 위주로 수용해 운영하게 된다.

한동훈 장관 거창구치소 개청사 발언

1.
거창 주민 여러분, 만나 뵙게 되어 참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부장관 한동훈입니다.

2.
교정시설을 새로 설치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법무부가 하는 일 중 ‘가장 해내기 어려운 일’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정시설이 설치되는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있는데, 교정시설 설치에 찬성하는 생각도, 반대하는 생각도 모두 ‘말이 되는’ 얘기들이기 때문이죠. 자신과 가족들이 살아가고 살아갈 터전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양보하거나 타협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평행선만 긋다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거창은 달랐습니다. 오늘 거창구치소를 개청하게 되었고, 결국 우리 모두 해냈습니다. 모든 분과 함께 축하하고 싶습니다. 축하드립니다.

3.
오늘의 개청이 특별히 감동적인 이유는, ‘거창 주민들께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여주셨다’는 점 때문입니다.

‘문제해결 수단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민주적 절차에 대한 신뢰, 결과에 대한 존중, 그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통합의 정신이 필수적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은 지구상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이, 말로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는 하면서도, 제대로 해내는 나라가 별로 없을 만큼 어려운 숙제일 겁니다.

그런데, 여기, 거창 주민들께서는 그 어려운 걸 해내셨습니다.

2011년 거창 주민들께서 법무부에 자발적인 유치 건의를 하셨지만, 2014년경부터 반대하시는 주민분들과 찬성하시는 주민분들의 의견 차이가 극심해졌고, 결국 사업 진행이 중단되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죠. 보통, 이런 경우에는, 사업이 ‘물 건너갔다’고 보는게 현실적인 판단일 겁니다.

그러나, 여기, 거창 주민들은 달랐습니다. 2019년, 민주적 절차인 ‘주민투표’를 통해 거창구치소 개청 결론을 끌어내셨고, 반대하시던 분들도 ‘절차를 신뢰’하고, 그 ‘결과를 존중’ 하셨습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반대하시던 분들께서 거창구치소 개청을 위한 교정위원으로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는 등, 진정한 ‘통합’의 정신을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4.
십여 년 전, 지금 이 자리에는 한센인분들의 정착촌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곳의 주민들께서, 한 분도 빠짐없이 지역사회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내주시고 이전해 주시기로 하면서 거창구치소 개청사업이라는 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성산마을 주민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지난 십여 년간, 거창구치소 유치를 찬성하시는 주민분들과 반대하시는 주민분들이 계셨고, 오랫동안 반목과 갈등이 있었고, 상처입은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되돌아보면, 지역발전을 위해 교정시설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 혹시 모를 안전 등을 우려해 반대하는 마음, 모두, 지역과 동료 시민을 위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저희는, 찬성하셨던 분들, 반대하셨던 분들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찬성과 반대, 그 절실했던 두 마음 모두를 생각하면서, 거창구치소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할 것이라는 약속드립니다.

5.
저희는, 거창구치소를 지역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도록 운영할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거창 주민들께서 모이면, ‘그때 참 잘한 결정’ 이었다고 하실 수 있게 하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거창구치소는, 시설 외관을 저층 분산형 구조로 설계하여,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고, 태양광, 지열 등 친환경 에너지 사용으로 지역 환경보호에도 힘쓸 것입니다. 거창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테니스장, 농구장, 개방공원 등 부대시설을 최대한 지역주민들께 개방할 겁니다.

거창의 지역인재를 거창구치소 직원으로 특채했습니다.

청사와 민원실에, 거창 지역 관광명소와 특산품 홍보물 등을 게시하여 외지에서 찾아올 민원인들에게 거창을 홍보하겠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거창구치소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계속, 더 생각하겠습니다. 지역주민 여러분들께서도 의견을 주십시오. 저희가 몰라서 못 하지 않게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진짜 잘하고 싶습니다.

한 가지 더, 거창 발전을 위해, 거창 법조타운 조성사업이 내실 있게 진행되도록 챙기겠습니다.

6.
바쁘신 가운데 와 주신, 해인사 혜일 주지스님을 비롯한 내외빈 여러분 고맙습니다.

성산마을 주민분들, 구인모 거창군수님, 이홍기 전 거창군수님, 이홍희 거창군의회 의장님, 김홍섭 민주당 군의원님 등 군의원님들, 김태호 국회의원님, 신성범 전 국회의원님, 강석진 전 국회의원님 등 오늘 개청까지 많은 노력을 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 10여 년 동안의 거창주민들의 마음고생에 대해 상세히 말씀하시며 저에게 이번 개청식에 꼭 와달라고 편지 주신, 김덕선 선생님께도 고맙습니다.

2011년부터 10여 년 동안 개청을 준비해 주신 우리의 동료 교정공직자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리 동료들끼리는 고맙다는 말은 안 할께요.

저는, 거창에는 처음입니다만, 벌써 거창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지 않을 수 없네요.

거창 주민 여러분, 거창구치소 개청과 관련해서, 지난 10여 년간 많은 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상처받으신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지역을 위해 대단한 일을 민주주의 절차를 통해 해 내신, 거창의 주민들께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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