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K-푸드 전통부각경연대회
69점 출품작, 심사위원 200여명
서을자·이복남·성봉숙·최혜숙 수상

건강 스낵으로 세계적으로 인기
농산물 활용으로 재배농가 도움

백년커뮤니티는 지난 6일 부각의 세계화를 위해 거창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복합교육관에서 ‘제1회 K-푸드위크 전통부각경연대회’를 열었다. <사진: 백년커뮤니티>

경남 거창이 ‘부각’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부각은 신라시대부터 사대부 집안에서 우리 고유의 방법으로 만들어 손님접대와 다과용으로 전해오면서 일반 대중에게 전파된 음식이다.

특히 부각은 세계적인 식품으로 가능성이 큰 제품이다. 서구식 튀김요리가 대부분 고기류를 튀겨내는 것에 반해 전통부각은 식물성 재료를 튀겨내면서 특유의 제조법으로 기름 함량을 낮춰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창의 (주)하늘바이오 농업회사법인은 세계 최대의 부각 전문기업으로 우리의 전통식품인 부각을 오희숙 명인의 정성과 특허기술로 재발견해 세계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 홀푸드 입점을 필두로 미주와 유럽, 동남아, 중국 일본으로 부각을 꾸준히 수출하며 구글 본사에도 납품하고 있다.

부각은 기본적으로 갈무리 음식이다. 농산물을 수확하다 끝물에 이를 무렵 재료들을 갈무리하면서 만들던 음식이다. 또 부각은 저장음식이기도 하다. 제철 농산물을 오랫동안 저장하기 위해 찹쌀 풀을 입혀 말려 두었다가 그것을 한지에 싸서 항아리 같은 곳에 잘 보관해 뒀다. 그러다 볕이 나면 한 번씩 꺼내서 잘 말려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튀겨먹었다.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은 무엇이든 부각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세계식품박람회에서 직접 부각을 튀겨내는 과정을 본 외국인들은 “식탁 위에 하얗게 핀 꽃을 보는 것 같다” “눈으로 즐기는 식사가 됐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현지인들은 부각을 낯설어하지 않고 건강식품으로 인식해 구매하고 있다.

이에 (사)백년커뮤니티(이사장 윤형묵)는 지난 6일 거창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복합교육관에서 땀 흘려 재배한 농산물을 가공해 전 세계로 수출하기 위해 ‘제1회 K-푸드위크 전통부각경연대회’를 열었다.

전통부각 경연대회는 거창군의 대표 특산물인 전통부각을 복원·전승·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이다.

이번 대회는 백년커뮤니티센터가 주최·주관하고, 거창군농업기술센터, 거창문화원, 식품명인, 농협중앙회거창군지부, 한국생활개선거창군연합회, 거창군새마을회, 거창군새마을부녀회, 한국외식업거창군지부, 거창승강기대학교가 후원했다.

경연대회는 적극적 홍보와 후원단체의 많은 관심 속에서 69점의 출품작과 200여명의 시민평가단이 참여하여 뜨거운 열기 속에서 대회가 진행됐다.

행사장 입구에는 포토존과 함께 하늘바이오에서 준비한 부각 홍보와 이벤트가 진행됐고, 주변 곳곳에는 정성스럽게 준비한 다양한 종류의 부각들이 스토리, 사연들과 함께 전시되면서 참여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1부 행사는 백년커뮤니티 윤형묵 이사장의 개회사, 내빈소개, 오희숙 명인의 환영사, 대한민국명인협회 유청길 회장의 축사, 심사위원 소개, 대회심사위원장을 맡은 안철우 거창문화원 원장이 심사 평가기준을 설명했다.

2부 행사는 먼저 스티커 3장을 받은 시민평가단이 블라인드 심사에 참여하여 8품목을 선정하여 전문심사위원들이 최종 심사를 진행했다. 이번 시민평가단에는 40여명의 유치원 어린이들도 참여를 한 모습이 눈에 띄었고, 한국승강기대학교 학생들, 거창문학회, 거창군새마을회, 생활개선거창군협의회, 한국외식업중앙회 거창군지부 회원들이 많이 참여했다.

백년문화상 음식부문 입상자들. <사진: 백년커뮤니티>

3부 시상식에는 구인모 거창군수의 축사에 이어 수상을 진행했다. 백년문화상 음식부문 입상자는 우열을 가리지 않고 서을자, 이복남, 성봉숙, 최혜숙 4명에게 각각 상금 50만원과 상장을 공평하게 수여했고, 폐회사 후 각종 기념촬영으로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에 뽑힌 부각 부문 당선자는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린 ‘거창한마당대축제’ 전시장에서 현장시연과 홍보시식회를 가졌다. 김, 연근, 고추 같은 한국적인 재료를 튀겨낸 스낵의 건강함이 지역민들에게 환영받았다.

오희숙 부각명인은 “부각은 확장성이 좋은 상품이다. 다채로운 변신이 가능하기에 바비큐, 양파, 할라피뇨 등 현지의 모든 식재료가 부각의 재료가 될 수 있다.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다양한 부각을 개발해 한국 전통식품인 부각과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윤형묵 백년커뮤니티 이사장은 “오늘 행사는 지구촌에 부각의 고장은 거창이라고 선포하는 날”이라며 “1회로 끝이 아닌 2회, 3회로 꾸준히 이어져 더욱 많은 부각 고수들의 발굴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거창의 음식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백년커뮤니티센터 측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거창군 농업과 식품기업의 상생 방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하늘바이오 농업회사법인이 연근 부각 20톤을 캐나다 코스트코 매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사진: 거창군>

한편 지난 6월 하늘바이오 농업회사법인에서 윤효미 대표와 박승진 거창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연근부각 캐나다 코스트코(COSTCO) 직수출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선적한 연근부각은 20피트(PT) 컨테이너 2대 물량으로 현지 코스트코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수출 물량인 연근부각 1.8톤을 생산하기 위해 도내 연근 약 5톤을 매입했으며, 수출이 1년간 지속될 때 연 60톤의 연근을 간접 수출하는 효과가 발생해 연근부각 수출이 경상남도 연근 재배 농가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고수들이 펼치는 전통부각 경연대회

부각은 우리나라 독특한 문화 다음 세대 위해 더 풍성해져야 식품명인 25호로 선정된 오희숙 대표. <사진: 백년커뮤니티> 여러분 반갑습니다. 대한민국식품명인 제25호 오희숙 명인입니다. 오늘 ‘제1회 K-푸드위크 전통부각경연대회’를 열게 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이 대회가 잘 개최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올해 주제는 ‘고수들이 펼치는 최고의 전통부각 경연대회’입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농수산식품을 상품화 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회가 만들어졌습니다. 저 또한 시상작 중에서 상품화를 희망하면 창업 컨설팅 등 힘찬 도약을 뒷받침하겠습니다. 부각의 고장 거창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부각인이 나와야 합니다. ‘부각가공 산업’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가격 결정권’이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추부각을 만들지 않고 ‘1차 산업’ 고추를 생산만 한다면 가격 결정권은 당해 시세에 따라 경매사가 결정합니다. 하지만 ‘1차 산업’ 고추를 생산하고 ‘2차 산업’ 고추를 가공하여 부각으로 만들고 자신의 이름을 넣어 브랜드화하면 특색 있는 제품이 됩니다. 혼자서 창업이 가능하고 소량 생산이라서 정성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통부각경연대회에 나선 출품작들. <사진: 백년커뮤니티> 최근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에 이어 ‘K-푸드’도 인기입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렉스’ 등을 통해 그 속도와 파급력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김은 농수산식품 수출 1위로 매년 성장하여 올해는 김 수출액이 1조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김부각에는 쌀이 95% 들어갑니다. 이제는 먹거리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입니다. 부각은 우리의 독특한 문화입니다. 피자나 햄버거처럼 세계 어디서나 부각을 만날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은 문화도 사랑합니다. 전통부각 경연대회를 통해서 조상들의 지혜를 배우고 비법을 이어 나가고 개발하여 다음 세대에도 더 풍성하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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