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를 벌기 위해 하루 종일 일한 후 나는 지쳤다.
이제 나의 일을 해야 할 날이
하루 더 사라졌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천천히, 천천히 나의 힘이 되돌아왔다
그래, 밀물은 하루 두 번 차오르지.

시인 류시화는 이 시를 읽고 “그는 삶의 헛된 희망에도 속지 않았지만 섣부른 절망에도 속지 않았다”고 적었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약하고 절망하지만, 그럼에도 이겨내기 위해 악착같이 집중하는 모습은 언젠가 본 듯한 모습이기도 하다. 힘든지 않은 일이 어디 있을까. 도전에 나서는 심정은 생전 처음 글러브를 끼고 링 한복판에 서 있는 것처럼 떨리는 일일 수도 있다. 또 환호와 열기에 섞여 새로움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가려는 자화상의 투영인지도 모른다. 자신을 객관화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가슴 뛰는 일에 몰입하고 싶다. 희망에도 속지 않겠지만, 절망에도 속지 않겠다. 힘든 시간이 지나면 분명 기쁨이 오겠지. 지금 이 일에 충실하고 싶다. <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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