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기 지자체장 선거가 끝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법원에 계류된 선거법 위반사건에 대한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주목을 끄는 것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사건에 대해 법원의 공소제기 결정된 재정신청 사건의 재판이다.

재정신청은 검찰의 고소·고발 사건을 불기소 했을 때 고소·고발인이 이에 불복해 법원에 검찰 결정이 타당한지 판단해 달라고 신청하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인용하면 검찰은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우리 지역과 가까운 지역에서 재정신청이 제기된 곳은 함양군을 비롯하여 합천군과 거제시 등이다.

지자체장 선거는 지자체장이 지역발전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는 절차다. 선거법 위반사건에 계류된 단체장은 자기업무에 최선을 다하기란 쉽지 않다. 업무를 추진해도 추진동력이 떨어지게 되어 이래저래 지역민의 노파심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단체장 본인뿐만 아니라 선거구민들에게 돌아갈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선거법 위반사건은 신속히 처분결과를 매듭지어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는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으면 직을 잃게 된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지난 11월 30일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박종우 거제시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거제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입당원서 제공, 당원명부제공, SNS홍보 등에 관한 대가로 유권자에게 1300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다. 거제시장은 1심 선고 직후 “거제시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항소심재판에서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 사건을 수사한 겸찰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박종우 거제시장 고발 주체였던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였으며,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고 재판을 열었다.

또 같은 케이스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합천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도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선관위에서 재정신청하여 법원이 받아들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합천군수의 선고공판은 12월 14일 예정되어 있다.

한편 함양군수의 선거법 위반혐의는 창원지방검찰청 거창지청이 지난해 11월 29일 불기소처분을 하자, 고발인 측이 즉각 재정신청을 하여 1년이 되었음에도 아직 계류 중이다. 사법당국이 결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재정신청 사건의 재판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자신들의 판단을 뒤집은 법원의 공소명령 제기로 재판이 진행된다는 불편함 때문인지 검찰이 형량을 제시하지 않은 소위 ‘백지 구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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